13일 간부회의에서 사의 표명
노조 측, “정부가 원장 사퇴 압박하며 연구원 흔든다” 주장
하재주(62ㆍ사진)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이 임기를 절반 가량 남긴 시점에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노조는 정부의 압박이 있다며 비판 성명을 냈다.
14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하 원장은 전날 간부회의에서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간부들에게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 원장이 지난해 3월 20일 취임한 지 1년 8개월 만이다. 임기는 3년으로 이제 겨우 절반을 갓 넘은 상태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원자력기구(NEA) 원자력개발국장을 하다 원장에 선임됐다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된 것이다.
원자력연구원장의 임면권은 NST가 갖고 있다. 하 원장의 퇴임식은 오는 20일 오후 2시 원자력연 내에서 열린다.
원자력연구원장 중도 사퇴설은 지난주부터 원내를 시작으로 대덕특구 일대에 돌았다. 원자력연 한 관계자는 “해체 폐기물 무단절취, 부실관리 등의 문제를 명분으로 정부가 원장 사퇴를 압박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떠돌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원장님은 법ㆍ규정 위반사례 자진신고 등 여러 문제 해결과 예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시는 등 노력하셨다”며 “국제기구에서 일하다 원장으로 오셔서 정말 열심히 하셨는데 임기를 못 채우고 그만두시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 한국원자력연구원지부는 하 원장 중도 사퇴와 관련한 성명을 통해 “점차 현실화하는 탈원정 정책의 부작용을 가리기 위한 시도”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최근 정부는 명확한 사유나 공식적 의견 표명 없이 정무적 판단을 이유로 우리 연구원장 사퇴를 집요하게 강요하며 연구원을 흔들고 있다”며 “임단협 교섭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원장 사퇴를 압박해 노동권리를 침해하려 한다면 결연히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두선 기자 bal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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