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여름, 전남 신안군 안좌도 북쪽 금산리 앞바다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나무배 ‘안좌선’선체 건조 작업이 13년 만에 시작됐다.
14일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안좌선 선체 39조각에 대한 건조처리를 오는 2025년까지 진행한다.
안좌선은 14세기 후반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으로, 바다에서 건진 선체 조각은 전체 선박의 60%에 해당한다. 가장 큰 조각은 길이 10mㆍ폭 54㎝ㆍ두께 24㎝이며, 가장 작은 조각은 길이 1.3mㆍ폭 40㎝ㆍ두께 17㎝다.
연구소는 안좌선 발굴 당시 선체 조각과 함께 소량의 도자기, 원통목도 나왔다고 전했다.
선체 건조에 앞서 연구소는 그동안 소금 성분을 제거하고, 목재 내부에 약품을 침투시켜 형태가 변하지 않도록 하는 치수안정화처리를 끝냈다.
또 연구소는 세척과 탈염 도중에 외판 부재 연결 부위에서 배 안에 물이 새지 않도록 틈을 메우는 수밀재(水密材)와 석회 성분 접착제를 찾아낸 뒤 성분 분석을 통해 수밀재가 볏짚이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건조 작업은 온도와 습도가 일정한 건조실에서 하며, 나무가 급격히 마르는 현상을 막기 위해 조각에 비닐을 덮는다.
연구소는 안좌선 건조를 2025년에 모두 마무리하면 11∼12세기 선박인 완도선, 14세기 배인 달리도선과 함께 전시할 방침이다.
이귀영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장은 “선체 조각 건조에 각각 2∼3년이 소요되는데, 올해 9개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건조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고습에서 저습으로 습도를 서서히 낮추는 조절건조 방식을 적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안좌선이 복원되면 고려시대 선박 구조를 구명하는 중요한 단서를 찾을 수도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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