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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한복판에 세계 첫 기지국… ‘5G 1번지’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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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한복판에 세계 첫 기지국… ‘5G 1번지’ 탄생

입력
2018.11.14 15:51
수정
2018.11.14 21:0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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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명동 한 발딩 옥상에서 SK텔레콤 직원이 5세대(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 이 기지국은 오는 12월 1일 첫 5G 전파를 송출한다. SK텔레콤 제공
14일 서울 명동 한 발딩 옥상에서 SK텔레콤 직원이 5세대(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 이 기지국은 오는 12월 1일 첫 5G 전파를 송출한다. SK텔레콤 제공

1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역 근처 9층 빌딩 옥상. 안전모를 쓴 SK텔레콤 직원이 옥상 난간에 소형 에어컨만 한 장비를 달았다. ‘5G’ 글자가 붙어 있는 이 장비는 오는 12월 1일 세계에서 가장 먼저 5세대(G) 전파를 송출하게 될 5G 기지국이다. 명동 일대는 세계 최초 5G 서비스 지역 중 한 곳으로 기록된다.

◇촘촘한 커버리지를 위해 첨단 기술 집약

지난 9월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3사를 5G 장비 공급사로 가장 먼저 선정한 SK텔레콤은 이날 이동통신 3사 중 처음으로 5G 상용망 구축 현장을 공개했다. 명동에 설치된 기지국은 삼성전자 장비다.

초기 5G 전파는 3.5기가헤르츠(㎓) 주파수를 활용한다. 이 주파수 대역은 4G(LTE) 때 쓰던 주파수보다 직진성이 강해, 빌딩 같은 장애물을 만나면 돌아가지 못하고 끊겨버린다. 섬세하게 장비 설치 높이, 방향 등을 설정해야 하는 이유다.

SK텔레콤은 자체 개발한 3차원(D) 설계 솔루션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기존에는 기지국 설치 지역을 선정하기 위해 평면지도를 기반으로 전파 도달 거리를 계산하는 수준이었다. 3D 설계 솔루션은 전파를 정면으로 받지 못하는 건물 뒤편이나 층별로 전파가 얼만큼 손실되는지를 분석해 준다. 음영 지역 없는 촘촘한 커버리지를 위해 기지국을 세워야 하는 위치와 높이, 방향이 정확하게 산출된다.

전파 도달 거리가 짧다는 건, 더 많은 기지국을 세워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도심 지역에서는 전파 도달거리가 300~500m에 불과해 장비가 너무 비싸거나 크면 완벽하게 커버하기 힘들다.

이날 SK텔레콤이 공개한 5G 기지국은 높이 1m, 폭 23㎝, 무게 24㎏에 불과하다. 크기와 무게가 기존 LTE 장비의 절반 수준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 장비 입찰 제안서에 최소 크기ㆍ무게를 요구 조건으로 담았다”며 “LTE보다 2, 3배 많은 기지국을 설치해야 하는데, 작고 가볍게 장비를 만들어야 건물 옥상, 철탑 외 유휴 공간 구석구석에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크기는 작아졌지만 LTE 기지국당 4개였던 안테나의 8배인 32개 안테나가 내장돼 있어 최대 8배 많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인공지능(AI)이 유동인구를 예측해 사람이 몰리는 곳에 집중적으로 전파를 쏘는 ‘빔포밍’, 여러 명에게 동시에 데이터를 전송하는 ‘다중 데이터 채널 동시 전송 기술’(MU-MINO) 등 기술도 탑재됐다. 첫 공개 현장을 크리스마스 전야, 새해 등 주요 기념일마다 전국 최고 트래픽을 기록하는 명동으로 잡은 것도 기술력에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첫 상용 서비스 B2B 모델 ‘유력’

5G 신호를 잡을 수 있는 스마트폰이 내년 3월은 돼야 출시되기 때문에 이통3사는 12월 1일 별도의 모바일 라우터를 활용한 5G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전망이다. 모바일 라우터는 휴대용 무선 신호 발생 장치로, 5G 기지국이 쏘는 전파를 잡아서 근처에 있는 모바일 기기가 5G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이 라우터 자체 물량이 2,000대 수준으로 예상돼 소비자용 서비스보다는 기업용(B2B) 서비스로 첫 상용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명동과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종로 지역을 잇는 ‘세계 5G 1번지’를 구축한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기업들이 몰려 있는 종로에는 초고속 5G 기반의 ‘스마트 오피스’ 환경 조성을 추진한다.

강종렬 SK텔레콤 ICT인프라센터장은 “글로벌 통신사들보다 상용화에서 훨씬 앞서가고 있다”며 “발 빠른 준비가 최적의 품질로 이어지는 만큼 5G 준비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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