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측근 리카르델 부보좌관
멜라니아 여사 측이 해고 요구
켈리 실장ㆍ닐슨 장관도 교체 도마
후임 실장엔 닉 아이어스 거론
11ㆍ6 중간선거 이후 백악관과 내각 개편을 앞두고 존 켈리 비서실장을 비롯해 여러 인사들의 교체설이 동시다발적으로 흘러 나오고 있다. 켈리 실장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간 경쟁 구도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가족까지 개입된 파워 게임이 진행되는 모양새다.
교체 1순위로 떠오른 인사는 볼턴 보좌관 측근인 미라 리카르델 부보좌관이다. 매파 성향의 돌진형인 리카르델 부보좌관은 대통령 인수위 시절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과 불협화음을 빚었고, 같은 군 출신인 켈리 실장도 최근 수개월간 그를 축출하려고 노력해 온 인사다. 볼턴 보좌관의 지원으로 건재했던 그는 뜻밖에도 영부인에게 직격탄을 맞았다. 멜라니아 여사의 스테파니 그리샴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그는 더 이상 백악관에서 일하는 영예를 누릴 자격이 없다는 게 영부인실 입장이다”는 공개 성명을 내놓았다. 영부인실이 국가안보회의(NSC) 인사를 공개적으로 저격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리카르델이 지난달 멜라니아 여사의 아프리카 순방 당시 멜라니아 여사 측 보좌진과 충돌했기 때문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또 다른 유력 교체 대상은 켈리 비서실장의 측근인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중남미 이민 행렬 문제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해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사 왔다. 닐슨 장관 해임 시 그를 방어해 온 켈리 실장의 사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백악관 인사들은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인식하고 있으며 켈리 실장의 자진 사퇴까지 염두에 두고 후임 비서실장으로 닉 아이어스 부통령실 비서실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측근들에게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닐슨 장관 축출에는 볼턴 보좌관이 적극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볼턴 보좌관은 이민 문제 대처를 놓고 닐슨 장관과 충돌을 빚었고, 지난달에는 켈리 실장과도 고성이 오가는 언쟁을 벌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후임 비서실장으로 거론되는 아이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딸인 이방카 보좌관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백악관 참모진 사이에서는 그의 임명에 반대하는 견해도 상당하다고 WSJ는 설명했다. 일부 참모들은 아이어스를 임명할 경우 백악관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직원들의 대규모 사퇴를 초래할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닐슨 장관과 켈리 실장의 동반 사퇴를 검토하고 있지만, 언제 실행에 옮길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닐슨 장관의 경우 후임자가 마땅치 않고 부장관까지 공석이어서 업무 공백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켈리 실장도 그간 여러 차례 교체설에 올랐으나 자리를 지켰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WP에 “대통령이 이전에도 서너 차례 그런 얘기(켈리 교체)를 했다”며 “트윗을 날릴 때까지 어떤 것도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큰 폭의 개편을 고려하고 있지만, 누가 나가고 누가 자리를 지킬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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