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매출 40% 이상 늘리며 ‘톱3’ 첫 진입

삼성전자가 올해도 전 세계 반도체 기업 중 매출 1위 자리를 예약했다. 1992년 이후 줄곧 왕좌를 지킨 미국 인텔을 지난해 처음 앞선 삼성전자는 올해 인텔과의 매출 격차를 더 벌리며 확고한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13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의 ‘2018년 반도체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매출은 지난해(658억8,200만 달러)보다 26% 증가한 832억5,800만 달러로 추산된다.
지난해 2위로 내려간 인텔의 올해 매출은 701억5,400만 달러로 예상, 1위 탈환은 어려울 전망이다. 인텔도 매출이 지난해(617억2,000만 달러)보다 14% 증가했지만 삼성전자의 증가 폭을 뛰어넘지 못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인텔의 반도체 매출 격차는 약 41억 달러였는데, 올해는 131억 달러로 더 벌어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보다 41%나 늘어난 377억3,1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15개 중 최고의 매출 증가율이다. 지난해 매출 순위 4위였던 SK하이닉스는 올해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를 누르고 처음으로 톱3 진입이 확실시된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매출 기준 1위와 3위를 동시에 차지하는 것은 이전에 없던 일이다.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 증가는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인한 단가 상승이 이끌었다. 상위 15개 반도체 기업들의 올해 매출 합계가 지난해보다 18% 늘어난 3,811억6,000만 달러로 추정되는데, 메모리 기업들의 매출 증가율은 모두 18%를 가뿐히 넘어선다. 메모리 반도체 3대 기업 중 하나인 미국 마이크론 역시 33%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메모리 분야가 수혜를 톡톡히 봤다.
하지만 올해 중반부터 하락세에 접어든 메모리 가격이 내년에는 더 떨어진다는 게 국내외 업계의 공통적인 견해다. 국내 기업들은 메모리 편중이 여전해 가격 하락 시 더 큰 충격을 받게 된다.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비중이 지난해보다 3%포인트 높은 84%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산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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