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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북극해 쇼이나 마을이 모래에 뒤덮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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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북극해 쇼이나 마을이 모래에 뒤덮인 이유는?

입력
2018.11.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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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뉴욕타임스(NYT)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쇼이나 관련 게시물.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14일 뉴욕타임스(NYT)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쇼이나 관련 게시물. 인스타그램 캡처

마을 절반이 모래에 뒤덮이는 슬픈 운명의 러시아 북극해 항구도시 쇼이나가 다시 한번 인터넷 상에서 관심을 얻고 있다. 2016 퓰리처상 수상자인 세르게이 포노마레프가 1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를 통해 쇼이나 주민들의 실상을 담은 사진을 보도하면서, NYT가 운영하는 각종 SNS에도 기사와 관련한 수백 건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사실 쇼이나 마을은 2년 전부터 수 차례 외신에 소개된 바 있다. 그러나 왜 마을이 사구(砂丘) 아래로 가라앉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쇼이나에 대한 연구가 전혀 이뤄지지 않다시피 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포노마레프는 NYT 기사에서 쇼이나 마을에 모래바람이 불어오게 된 이유를 대략적으로나마 밝혀냈다. 물론 현재에도 쇼이나에 대한 공식적인 연구가 진행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포노마레프는 러시아 해양생물다양성 프로젝트 책임자 세르게이 우바로프를 통해 “모래 침입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해저의 변화”라고 전했다.

2차 대전 직후 번성한 항구였던 쇼이나에서는 어업이 활발했는데, 당시 저인망 어선들이 그물로 실트질 토양과 해초까지 모조리 쓸어 모아 바다 속에 모래를 지탱할 만한 것들이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이후 파도가 모래를 끊임없이 해안가로 올려 보내 모래바람이 시작됐다 설명이다.

한편 관련 기사에 따르면 쇼이나 주민들은 모래의 침입에 맞서 생존을 위한 투쟁을 벌이고있다. 주민들은 “그간 20채가 넘는 집이 모래에 파묻혔다”고 증언하면서도 “마을을 떠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밤사이 모래에 묻힐까 봐 대문을 열어두고 자야 하고, 식료품은 옆 마을의 2배 가량 비싸지만 마을에 대한 애정만은 그대로라는 것이다. 러시아 정부가 주민들의 이주를 지원하기도 하지만, 청년들조차 도시에 적응하지 못 하고 돌아오기 일쑤다. 파벨 코트킨 씨는 “도시에서 4년을 공부하고 다시 왔다”며 “남은 인생을 쇼이나에서 보내고 싶다”고 했다.

전세계 SNS 이용자들은 환경보호와 쇼이나 마을에 대한 연구를 촉구하고 있다. 댓글에는 “곧 우리 모두의 일이 될지도 모른다” 거나 “남획이 쇼이나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밝혀내야 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다만 최근 쇼이나에서 생태계 회복 징후들이 발견, 희망을 주고 있다. 잔디가 다시 돋아나기 시작했고, 소규모 어업을 하고 있는 주민들은 “그물에 전에 없던 해초가 딸려 온다”고 전했다. 모래 바람이 완전히 멈추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때까지 쇼이나에 대한 관심이 지속돼야 하는 이유다.

이슬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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