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이 2020년 중ㆍ고교에 ‘상피제’를 도입한다. 상피제는 부모와 자녀가 한 학교에 다니지 못하도록 교사를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배치하지 않는 제도다. 내년에는 우선 자녀가 입학할 예정인 학교에 교사가 먼저 지원했더라도 교육청이 개입해 같은 학교에 있지 못하도록 강제할 계획이다. 교육부가 앞서 고교 상피제 도입을 골자로 해서 내놓은 고교 성적 조작과 시험문제 유출 대책의 후속 방안이다.
인천시교육청은 2020년 3월 정기인사부터 중ㆍ고교에 상피제를 도입한다고 13일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인사관리 규정을 개정하려면 6개월 전 공지가 이뤄져야 해 당장 내년 3월 도입은 불가능 상황”이라며 “다만 자녀와 한 학교에 있는 교사가 학교를 옮길 경우 근무연한 5년을 다 못 채워 받는 불이익이 없도록 조치해 우려를 불식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상피제 도입 전 부모와 자녀가 우연히 한 학교에 배치되는 사례를 막기 위해 교육청이 전보 인사에 개입하기로 했다. 현재 교사는 연말에 전보 예정 학교가 정해지고 중ㆍ고교 신입생은 이듬해 1월 학교 배정이 이뤄져 부모가 있는 학교에 자녀가 들어가는 경우가 드물지만 있었다.
교육청이 아닌 학교법인에 인사권이 있는 사립학교나 선택지가 좁은 옹진ㆍ강화군 섬 지역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다만 사립학교 교사를 부모로 둔 학생들에게 진학할 학교를 선택할 때 부모가 있는 학교는 가장 마지막 순서로 적어내도록 권유하기로 했다. 부모와 자녀가 어쩔 수 없이 한 학교에 있는 경우에는 서로 다른 학년에 배치하고 해당 교사가 담임이나 시험 관리ㆍ감독을 맡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부모가 교사로 있는 사립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10여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지만 현행법상 교사 전보를 강제할 수 없다”라며 “사립학교도 상피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사립학교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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