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과 SK가 공익을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을 발굴 육성하기 위해 200억원 규모의 민간 펀드를 조성한다.
13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SK빌딩에서 업무협약을 맺고 양 그룹이 보유한 역량과 경험을 공유해 사회적기업 생태계 조성과 이들을 지원하는 사회적 금융 활성화에 나서기로 했다.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 일자리 제공, 지역사회 공헌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며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이다.
양사는 이를 위해 다음달까지 200억원 규모의 사회적기업 전문 사모펀드를 결성하기로 했다. 사회적기업 전문 사모펀드 중 역대 최대 규모다. 현재까지 신한금융이 90억원, SK가 60억원을 출자했으며,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연말까지 50억을 추가 모집할 예정이다. 투자 대상은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이며 펀드 운용은 신한대체투자운용이 담당한다.
투자 대상기업 선정에 필요한 사회적 가치 측정체계는 SK가 제공한다. SK는 2016년부터 사회적기업이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한 정도를 화폐 가치로 환산하고 이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SPC)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는데 이를 이번 펀드에도 적용하는 것이다. 신한금융은 이 측정체계를 바탕으로 투자대상기업을 발굴하고 대상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날 협약식에는 SK의 SPC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사회적기업 ‘커프스’가 만든 현수막과 필기구, 협약서 등 각종 물품이 사용돼 눈길을 끌었다. 이 회사는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수익의 사회환원을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직원 19명 중 11명이 중증 청각장애인이다.
양사는 이번 펀드를 통해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는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고, 투자자는 투자수익을 얻으면서 사회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사회적기업은 정부 재원이나 한정된 투자 채널에 자금을 의존하면서 혁신 성장을 위한 중장기 성장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이들 기업이 얼마나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가 부족해 투자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았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양사는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 주류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사회적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부터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신한은행, 신한카드 등 전 계열사가 함께하는 신한금융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희망사회 프로젝트’의 일환이기도 하다. 신한금융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소외된 이웃과 저소득층의 소득활동 지원, 중소기업 성장을 돕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 부사장은 “사회적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플랫폼을 구축해 대출 지원, 사모펀드 출자 확대, 사회적기업 판로 지원 등 향후 5년간 3,000억원 규모의 사회적기업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항수 SK그룹 PR팀장(전무)은 “이번 펀드 결성을 계기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자본시장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SK는 기업 자체 사업뿐 아니라 기업간 협업을 통해 사회 구성원 모두의 행복 증진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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