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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 트라우마 심각 불구 치료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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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 트라우마 심각 불구 치료 못 받아

입력
2018.11.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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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지난해 11월 15일 포항지진 때 부서진 포항흥해초등학교 건물 외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저작권 한국일보]지난해 11월 15일 포항지진 때 부서진 포항흥해초등학교 건물 외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11월 15일 포항 지진으로 상당수 시민들이 트라우마가 심각하지만, 대부분 심리적 치료는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포항공대(포스텍) 융합문명연구원은 13일 포항 남구 지곡동 박태준학술정보관에서 ‘포항지진 1년: 지금도 계속되는 삶의 여진’ 연구발표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29일까지 포항시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남성 251명과 여성 249명 등 총 500명을 대상으로 포항지진의 심리적 피해 정도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38%포인트)한 결과 ‘지진으로 심리적 피해가 있었냐’는 질문에 남성은 74.9%가 ‘그렇다’고 응답, 여성도 86.7%가 답해, 남성보다 여성이 더 피해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유형은 불안감(79.0%)이 가장 많고 불면증(28.8%), 우울증(12.2%), 소화불량(7.0%) 순이었다. 울렁거림이나 어지러움, 두통, 과민증세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진 재발에 대한 공포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5.8%가 2017년 11월 포항지진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으로 강한 지진이 일어날까 봐 두렵다고 답했다. 여기다 응답자의 33.8%는 지진 공포로 타지 이사를 고려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포항공대 융합문명연구원의 '포항지진 1년' 세미나 포스터. 포항공대 제공
포항공대 융합문명연구원의 '포항지진 1년' 세미나 포스터. 포항공대 제공

하지만 대부분 심리상담서비스 등은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지진 직후 설치된 심리지원센터에 서비스를 받은 사람은 4.8%에 불과했다. 심리지원을 받지 않은 이유로 응답자 76.5%가 ‘심리지원 서비스를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심리지원 서비스를 받을 여유가 없어서’라는 응답도 12.0%에 달했고 ‘심리지원서비스를 알지 못해서’라는 답도 11.3%로 나왔다.

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현대사회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재난에 대한 시민과 사회의 구체적 대응을 분석했다”며 “재난 피해 당사자의 이해를 조명해 위험에 대한 사회의 책임과 공공성을 제고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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