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세계 중앙은행들의 협력체인 국제결제은행(BIS) 이사로 선출됐다. 금융안정, 지급결제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요 시스템에 대한 표준을 마련하는 BIS에서 우리나라의 발언권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13일 한은에 따르면 BIS 이사회는 11일(현지시간) 스위스 바젤에서 회의를 열고 이 총재를 신임 이사로 뽑았다. 임기는 내년 1월부터 3년이다. 이웅천 협력총괄팀장은 “한은 총재의 BIS 이사 선임은 우리나라가 BIS에 가입한 1997년 이후 처음”이라며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점과 이 총재가 그 동안 BIS의 주요 현안 논의에 기여한 점을 인정 받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BIS 이사회는 현재 창립회원국(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인 당연직 이사 6명, 당연직 이사가 지정하는 지명직 이사(주로 해당국 중앙은행 부총재) 5명, 일반 회원국 중앙은행 총재로 구성된 선출직 이사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내년부터는 지명직 이사를 1명으로 줄이고 선출직 이사를 1명 늘리기로 했는데, 이번에 신임 이사를 뽑은 것이다. 이사회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받아야 하는 선출직 이사를 놓고 이 총재는 러시아, 호주 중앙은행 총재와 경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식적으로 BIS 최고 의사결정 기구는 60개 회원국 중앙은행 총재로 구성된 총회지만, 실질적 권한은 이사회에 있다. BIS 이사회는 △주요 업무운영 정책 △신규 회원 가입 등을 결정하고 금융위기가 발생한 국가에 대한 자금지원 방안 등도 논의한다. BIS가 각국 중앙은행 총재 교류의 장인 만큼 이사 지위를 활용해 보다 심도 있는 협력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실제 이 총재가 연 6회 열리는 BIS 총재회의 등을 활용해 쌓은 인맥이 지난해 중국, 캐나다, 스위스와의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중국은 연장)에 큰 보탬이 됐다는 게 한은 안팎의 평가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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