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졸업생들 재창단 종자돈 전달
장흥군수 “장흥의 희망 신호탄 되길”
지난 9일 전남 장흥군청에 특별한 손님들이 방문했다. 장흥중 7회, 장흥고 6회 졸업생 등 4명은 이날 정종순 장흥군수에게 모교 밴드부 재창단을 위한 기금으로 100만원을 기탁했다. ‘보리닷되’ 란 이름으로 전남 장흥고등학교 브라스 밴드부 부활의 종자돈이었다.
‘보리닷되’는 1950년대 말 장흥고 밴드부를 만들기 이해 학생들이 십시일반으로 정성을 모았던 모금운동을 이르는 말이다. 당시 장흥고 학생들은 어려운 생활형편에도 불구하고 한사람 당 보리닷되를 모아 밴드부 창단에 기틀을 마련했다.
이렇게 탄생한 장흥고 밴드부는 군민의 날 등 지역의 주요 기념식과 축제에 참여해 행사를 주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으나 1990년대 말 학생수 감소와 운영난 등으로 해체됐다.
지역을 대표하는 밴드부가 사라진 것을 아쉽게 여긴 정 군수가 이들 졸업생들에게 밴드부의 부활을 제안했고 이들은 흔쾌히 동참했다.
이날 졸업생을 대표해 전달식에 참석한 조기승(79)씨는 자신이 소장한 책을 장흥군에 기탁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훈훈함을 더했다.
졸업생 김효전(82)씨는 “당시 어린 중학생들에게 음악은 예술을 채워주는 수단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좌절을 딛고 꿈과 희망을 찾아 비상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며 “보리닷되운동의 재소환은 농촌을 살리는 복음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군은 다시 시작된 ‘보리닷되’ 운동이 군민과 출향인사들의 동참으로 이어질 경우, 이르면 내년 초에는 장흥고 밴드부 부활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 군수는 “장흥고 선배들이 밴드부 부활의 새로운 씨앗을 심은 것”이라며 “보리닷되가 더불어 잘 사는 장흥의 희망의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흥=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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