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혼자 밥을 먹는 것)을 하는 사람은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사람에 비해 비만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20~30대 젊은 혼밥족일수록 이러한 현상은 뚜렷했다.
장성인 연세대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예방의학교실 교수 연구팀은 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1만3,303명을 대상으로 함께 저녁 식사를 한 사람이 있는지 여부와 체질량지수(BMI)의 상관관계를 측정한 결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BMI는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비만도 판정 기준이다. 국내에서는 보통 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본다.
결과에 따르면 저녁 식사를 혼자 하는 사람은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식사하는 사람보다 BMI가 평균 0.39가량 높았다. 남ㆍ녀 관계없이 키 170㎝를 기준으로 했을 때 혼밥족의 체중이 1.2㎏ 정도 더 많은 것이다.
특히 혼자 밥 먹는 20대의 BMI는 가족과 함께 먹는 동년배에 비교해 1.15까지 높았다. 이는 30대도 마찬가지였는데, 이들의 BMI는 0.78가량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성별로는 남성의 BMI 증가 경향이 뚜렷했다.
연구팀은 비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총 섭취 칼로리가 연구결과에 영향을 주지 못하도록 보정하고도 이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즉, 먹는 양이나 칼로리보다 섭취하는 음식의 종류와 영양소의 조합이 건강하지 못함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장 교수는 “20대만 놓고 보면 혼자 밥을 먹는 경우의 BMI가 1.15 높아지는데, 이는 신장 170cm를 기준으로 봤을 때 체중 차이가 3.1㎏ 정도로 적지 않은 수준”이라며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은 대개 영양상 불균형한 식사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관성의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공중보건영양저널(Journal Public Health Nutrition)에 지난달 30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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