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03억원 ‘퀄리파잉 오퍼’ 수락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1)이 연봉 203억원을 받고 LA 다저스에서 1년 더 뛰게 됐다.
13일 MLB닷컴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류현진은 올해 퀄리파잉 오퍼(QO)를 받은 7명의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이를 수락했다. 퀄리파잉 오퍼는 메이저리그 원소속구단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요건을 채운 선수에게 리그 고액 연봉자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으로 1년 계약을 제안하는 제도다. 당초 류현진은 올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지만, LA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이면서 1,790만 달러(약 203억 6,000만원)를 받는 조건으로 2019년 한해 더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물론, 1년 뒤엔 다시 FA를 선언할 수 있다. 이로써 류현진은 2012년 이 제도 도입 이후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인 역대 6번째 선수가 됐다.
류현진이 ‘FA 재수’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내년 시즌에 대한 자신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류현진은 올해 정규시즌 1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97로 훌륭한 투구내용을 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 대부분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바람에 82⅓ 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내년 시즌에 부상에서 돌아온 자신의 건재함을 알릴 경우 더 확실한 성적으로 FA 시장에 도전장을 낼 수 있다. 미국 야후스포츠도 “류현진이 1년 동안 다저스는 물론, 다른 팀들에게도 ‘내가 건강하다’는 모습을 보여줄 기회를 얻었다”고 진단했다.
또 올해 가을 야구에서 인상적인 투구 내용을 보이지 못한 점도 당장 FA 시장에 뛰어들지 못한 이유로 거론된다. 류현진은 애틀랜타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하며 호투했지만, 이후 챔피언십 시리즈와 월드시리즈에서는 모두 5이닝 이전에 강판했다. 야후 스포츠는 “메이저리그 통산 평균자책 3.20의 류현진이 다저스의 이번 제안을 거절해 FA 시장에 나왔다면 다른 몇 개 팀이 계약을 제안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그 계약 조건은 퀄리파잉 오퍼가 제안하는 금액(203억원)에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 류현진이 한해 기다렸다가 FA 시장에 나올 경우 ‘보상이 필요 없는 선수’ 신분이 되는 이점도 있다. 메이저리그 선수는 퀄러파잉 오퍼를 단 한번만 받는다. A 구단이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한 B선수를 FA시장을 통해 영입하면, A구단은 B 선수의 이전 소속구단에 신인 지명권을 양도해야 한다. 하지만 류현진이 내년에 FA 시장에 나오면 이 조건을 적용 받지 않는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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