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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까톡] ‘프리스트’, 성공 위한 산을 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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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까톡] ‘프리스트’, 성공 위한 산을 넘어라

입력
2018.11.1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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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 제공
OCN 제공

엑소시즘 장르물의 후발주자 ‘프리스트’가 숙제를 안고 첫 걸음을 뗐다.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 서울에서는 연출을 맡은 김종현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인 연우진, 정유미, 박용우가 참석한 가운데 OCN 새 주말드라마 ‘프리스트’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화두는 단연 OCN의 첫 엑소시즘 장르물이었던 ‘손 the guest(손 더 게스트)’와 ‘프리스트’의 차별점이었다.

앞서 OCN은 지난 1일 종영한 ‘손 더 게스트’를 통해 국내 드라마 가운데 처음으로 엑소시즘, 샤머니즘 소재 장르물에 도전했다. “너무 무서워서 못 보겠다”는 이유로 뜻밖의 진입장벽이 생기기도 했지만, ‘손 더 게스트’는 그간 드라마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어둡고 서늘한 분위기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데 성공하며 호평 속 종영을 맞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엑소시즘 장르물 후발주자로 나선 ‘프리스트’에게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당연지사다. 엑소시즘과 샤머니즘을 결합했던 ‘손 더 게스트’와 달리 메디컬 장르와 엑소시즘을 결합한 ‘메디컬 엑소시즘’이라는 장르 역시 구미를 당기게 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첫 방송 전 공개된 ‘프리스트’의 캐릭터 설정과 줄거리는 예상과는 달리 ‘손 더 게스트’와 상당히 맞닿아 있는 모습이었다. 스승과 제자 관계인 두 명의 구마사제가 등장하고, 엑소시즘보다는 과학의 힘을 믿는 여주인공과 형사가 조력자로 출연한다는 등의 인물 관계가 그러했다. 과거 일련의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주인공들이 모여 구마의식으로 부마자들을 구하고 나아가 가족의 의미 등을 일깨운다는 것 역시 ‘손 더 게스트’가 다뤘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프리스트’의 연출을 맡은 김종현 감독은 “두 작품은 많이 다를 것”이라는 자신 있는 답을 내놨다.

가장 먼저 김 감독이 꼽은 차이점은 엑소시즘의 결이었다. ‘손 더 게스트’가 샤머니즘과 결합된 동양적 엑소시즘을 소재로 했다면, ‘프리스트’는 기존의 엑소시즘에 가까운 서양식 엑소시즘을 다룬다는 것. 실제로 앞서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는 동양적인 느낌이 강했던 ‘손 더 게스트’ 속 부마자들과 달리 영화 ‘엑소시스트’에서나 봤을 법 한 고전적이고 서양적 느낌의 부마자들이 등장했다. 빙의 된 채 천장에 붙고, 관절을 꺾으며 괴기스러운 모습을 보이거나 창문을 통과해 날아드는 등의 연출은 확실히 ‘손 더 게스트’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여기에 한층 업그레이드 된 부마자들의 비주얼은 ‘프리스트’의 본 방송을 기대하게 하는 포인트였다.

다음으로 언급된 차별점은 ‘메디컬 엑소시즘’의 공포에만 집중하지 않은 포괄적인 메시지였다.

김종현 감독은 “시청자들이 깜짝 놀라며 무서움을 느끼는 지점도 많겠지만 액션, 가족애, 사랑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더할 예정”이라며 “엑소시즘 장르물이긴 하지만 마냥 무섭다는 생각보다는 가족애를 기반으로 한 두려움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연출 포인트를 전했다. 또 김 감독은 ‘프리스트’의 가장 큰 주제로 ‘사랑’을 꼽으며 “감동적이고 따뜻한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글쎄. 공포를 넘는 따뜻함과 감동이라는 차별점이 ‘프리스트’의 성공을 이끌 요소가 될 수 있을지는 조금 지켜봐야 할 듯싶다. 기본적으로 엑소시즘 장르물의 주 시청자가 될 마니아층이 해당 작품에 기대하는 것은 신선하고 강렬한 공포기 때문이다. 진입장벽의 한계를 뚫고 조금 더 대중적인 시청층을 공략하겠다는 의도인진 모르겠으나, 과연 엑소시즘 장르의 기대 포인트인 공포보다 진한 가족애를 강조한 ‘프리스트’가 어떤 평가를 받게 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크게 시도된 적 없는 장르나 소재일수록 전작과의 차별화에 대한 부담에서 오는 무게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비교대상이 적은 만큼, 자신만의 색깔을 정립하지 못했을 때 안야아 할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프리스트’의 어깨 역시 무겁다. 기대와 우려를 함께 짊어지고 출발선에 선 ‘프리스트’가 ‘손 더 게스트’라는 산을 넘고 성공을 위한 질주를 시작할 수 있을지, 지켜봄 직 하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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