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뉴질랜드의 합작 스타트업 ‘로켓 랩’이 11일(현지시간) 뉴질랜드 동부 원격 발사 시설에서 자체 개발한 ‘일렉트론’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이 발사체에 실린 6개 소형위성도 지구 저궤도에 안착했다. 로켓 랩은 이번 발사에 대해 ‘이제는 사업을 할 시간(It’s Business Time)’이라는 이름을 붙이며, 상업용 로켓 발사에 성공했음을 알렸다. 실제로 길이 60피트(18.2m) 이하 소형 로켓의 발사가 성공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로켓 랩은 전자레인지 크기 수준의 소형 인공위성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일렉트론 로켓이 기존 대형로켓의 10분의1 수준인 수 십만 달러 비용만으로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원가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로켓 랩의 피터 벡 최고경영자(CEO)는 “2020년 초까지 발사 빈도를 일주일에 한 번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소형 위성 1기를 200~2,000km 저궤도에 올리기 위해 현재는 500만 달러가 들어가지만, 향후에는 10분의1인 수십만 달러로 낮출 수 있다”고 자신했다.
로켓 랩에 따르면 일렉트론 로켓의 경쟁력은 경량화에서 나온다. 스페이스X의 ‘팰콘9’ 같은 기존 대형 로켓은 대형 연료펌프가 필요하지만 저궤도까지만 올라가면 되는 이 로켓은 가벼운 배터리가 펌프 역할을 대신한다. 디자인도 단순화해 3D 프린터로 단 하루 만에 엔진 제작이 가능하고, 로켓 본체도 무거운 금속 대신 가벼운 탄소섬유를 채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수 만㎞ 이상의 높은 궤도까지 위성을 올리려면 강력한 엔진과 강한 동체가 필요하지만, 수백㎞ 저궤도에는 일렉트론 로켓 수준의 추력과 강도만으로도 충분하다. 요컨대 운반 가능한 화물의 중량과 비행 거리를 최대 500㎏ 이하와 수백㎞ 이내로 유지하는 조건으로 저가 위성발사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저비용 발사 기술이 발달하면서 영국,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도 소규모 위성기업들이 서둘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우주컨설팅 업체인 스페이스웍스는 “향후 5년 간 초소형 인공위성 2,600여개가 지구 궤도로 발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가 위성 발사시장이 곧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성이 크게 낮아지는 ‘레드 오션’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로켓 랩의 벡 CEO도 “향후 1년 간 (저가 발사) 시장에서 통폐합이 이뤄질 것”이라며 “마지막에 남는 몇 개 회사 중 하나가 로켓 랩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슬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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