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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락시장 ‘제주 양배추’ 하차 경매 늦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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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락시장 ‘제주 양배추’ 하차 경매 늦춰진다

입력
2018.11.1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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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서울 가락시장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저작권 한국일보]서울 가락시장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가락시장에서 제주산 양배추 하차 경매 연내 시행을 놓고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와 농가들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불가 입장’을 고수하던 서울시가 1년간 잠정 유예를 약속했다.

12일 제주도에 따르면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11일 긴급 상경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나 제주산 양배추 하차 거래 전환과 관련해 제주지역 농가의 어려움을 전하고, 관련 협의를 가졌다.

앞서 서울 가락시장의 양배추 하차 거래 시행과 관련해 제주 양배추 농가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갈등을 빚어 왔다. 기존에는 농가들이 밭에서 양배추를 수확해 그대로 차량에 옮겨 실어 여객선 등을 통해 가락시장으로 보내면 양배추를 차량에 실은 채로 경매가 이뤄졌다. 하지만 차량에서 양배추를 바닥에 내려 거래하는 하차 거래를 위해서는 묶음 단위의 양배추를 비닐로 감아 규격화된 팰릿(적재판)에 쌓는 작업이 추가로 이뤄지기 때문에 유통 비용이 추가돼 농가들의 부담이 늘어난다.

공사측은 강원도 고랭지의 양배추도 지난 9월 1일부터 하차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제주산 월동무와 조생양파가 문제없이 원활하게 가락시장으로 운송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제주산 양배추의 연내 하차거래 시행 시기를 유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반면 제주 양배추 생산 농가들은 하차거래 경매로 인해 연간 물류유통비가 적게는 37억원, 많게는 45억원이 추가 소요될 뿐 아니라 농산물 품질 저하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하면서 반발해 왔다. 농가들은 또 지난달 18일 서울시청 앞에서 상경 투쟁을 벌였고, 하차거래 경매를 추진할 경우 제주산 양배추 가락시장 출하를 전면 중단하는 등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갈등을 빚어 왔다.

원 지사는 이날 협의자리에서 양배추는 규격화가 어려워 하차거래에 필요한 팰릿출하를 할 경우 산지 농업인들이 작업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물류비 등 추가 비용부담이 가중돼 가락시장이 2022년 시설 현대화 사업을 마칠 때까지 제주산 양배추 하차거래를 유보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다른 지역과 다른 품목의 형평성을 이유로 제주 양배추에 대해서만 하차 거래 유예는 어렵다”며 “제주지역 특성상 생산농가의 어려움이 이해돼 1년에 한해 잠정 유예하고, 2019년산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의 약속에 따라 도는 제주산 양배추 하차거래 경매방식이 유예 조치를 확정하기 위해서 빠른 시일 내에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와 관련 업무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제주산 양배추 생산량은 전국 생산량 32만9,000톤의 35%를 공급하는 국민채소로, 특히 겨울철인 경우 가락시장 양배추 반입량의 70%(2만7,000톤)가 제주산으로 경매되어 전국 소비자 식탁에 올려지고 있다.

이우철 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앞으로 양배추 하차거래 시행에 따른 농가 손실을 최소화해 나가기 위해 효율적인 물류체계 구축에 나설 것”이라며 “또한 도 자체적으로 채소류 가격안정관리제도를 도입하는 등 양배추 농가 부담을 해소해 나가는데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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