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연구팀 분석, 심혈관질환 위험도 1.25배
미국심장학회와 미국심장협회는 지난해 고혈압기준을 140/90㎜Hg에서 130/80㎜Hg로 강화했다. 40세 이상 중ㆍ장년층에서 혈압 130/80㎜Hg도 심뇌혈관질환 발생위험도가 증가한다는 다양한 연구결과에 따라서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이 20~30대 젊은 층에서도 관련이 있는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140/90㎜Hg 이상을 고혈압으로 진단하는 기존 기준을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 혈압이 미국의 강화된 1단계 고혈압 기준(수축기 130~139㎜Hg, 이완기 80~89㎜Hg)에 드는 우리나라 20~30대 젊은 층의 10년 내 뇌졸중 발생 위험이 정상혈압군(120/80㎜Hg 미만)보다 1.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민ㆍ손정식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건강보험에 가입해 2002~2005년 두 차례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30대 남녀 249만명 가운데 9만명가량을 대상으로 이후 10년(2006~2015년) 간 심근경색ㆍ협심증ㆍ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으로 이틀 이상 입원하거나 사망한 사람 수를 추적 관찰한 결과다.
연구팀에 따르면 20~30대 때 1단계 고혈압이었던 사람은 정상혈압군보다 10년 뒤인 30~40대까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남자는 1.25배, 여자는 1.27배였다.
1단계 고혈압군의 뇌졸중 발생 위험은 남자가 1.3배, 여자가 1.37배나 됐다. 다만 고혈압약을 먹고 있는 30~40대는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낮았다.
손 교수는 “20~30대에서도 미국의 새로운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 정의한 1단계 고혈압에 해당하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게 확인됐다”고 했다.
최슬기 연구원은 “혈압이 130/80㎜Hg 이상인 젊은 성인에서 고혈압약을 먹으면 심뇌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했다.
박 교수는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20~30대부터 체중감량, 식습관 개선, 고혈압약 복용 등 적극적인 혈압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미국의학협회저널(JAMA·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실렸다.
한편, 본인 명의로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20~30대도 내년부터 건강보험재정에서 비용을 지원하는 국가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올해까지는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와 지역가입자의 세대원은 40세 이상이어야 국가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미국의 새 고혈압 기준](단위: ㎜Hg)
구분 | 수축기 혈압 | 이완기 혈압 |
정상 혈압 | 120 미만 | 80 미만 |
상승 혈압 | 120~129 | 80 미만 |
1단계 고혈압 | 130~139 | 80~89 |
2단계 고혈압 | 140 이상 | 90 이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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