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발생한 경기도 평택 여성 납치사건은 범인들과 피해자간 일면식 없는 ‘묻지마 범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여성은 다행히 납치 3시간 여 만에 풀려나 안정을 취하고 있다. 경찰은 범인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귀가 중이던 여성을 납치, 폭행한 혐의(특수강도 및 감금 등)로 황모(41)씨와 정모(35)씨 등 2명을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황씨 등은 지난 10일 오전 1시쯤 평택시 한 거리에서 귀가 중이던 A씨를 에쿠스 승용차에 강제로 태운 뒤 얼굴 등을 때리고 휴대전화를 빼앗은 혐의다. 이들이 이용한 차량은 대포차량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당시 A씨와 통화하다 비명소리를 들은 A씨 친구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했다. 현장 인근에 건물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서 남성 2명이 A씨를 강제로 태우는 장면을 확보했다.
황씨 등은 A씨 납치 후 자신들이 거주하는 충남 천안까지 이동, 범행 3시간 만인 오전 4시쯤 인적이 뜸한 도로에 A씨를 내려준 뒤 사라졌다. 이어 인근에 승용차를 버리고 각자 달아났다.
이들에게 폭행당한 A씨는 다행히 얼굴 등에 상처만 입었을 뿐 큰 부상은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범인들의 신원을 확인한 경찰은 10일 오후 1시 20분쯤 충남 아산에서 경승용차를 타고 가던 황씨를 검거했다. 같은 날 오후 4시 40분쯤 천안의 한 마사지 업소에 있는 정씨도 붙잡았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금품을 빼앗기 위해 자신들의 주거지와 전혀 연관이 없는 평택으로 이동해 범행 대상을 물색하던 중 귀가 중이던 A씨를 발견, 납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들과 피해자는 일면식이 없는데다 ‘채무가 있어 그랬다’는 진술을 확보, 불특정 여성을 상대로 한 ‘묻지마 범행’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피해자 가족들이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해 더 이상 얘기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임명수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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