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관 개관 1주년 기념행사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는 푸른색이다. 어떤 먼지도 그것의 색깔을 바꾸지 못한다.”
10일 경기 광명시 ‘기형도 문학관’에 전시된 기형도의 시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의 한 구절이다.
이날은 ‘기형도 문학관’ 개관 1주년이다. 광명문화재단은 ‘다시 만난 기형도’란 주제로 다양한 기념행사를 열었다.
창작 시 공모전 시상식을 비롯해 정과리 문학평론가(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문학특강이 진행됐다. 이와 함께 조형예술가와 함께하는 ‘시가 있는 일러스트 그림엽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기형도문학관 홈페이지에선 온라인 이벤트 ‘문학관 개관1주년을 축하해주세요!’가 진행 중이다. 축하 메시지나 기형도 시 구절의 100자 평을 써 응모하면 된다. 당첨자는 12월4일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학관에서는 또 개관1주년 기념 기획전시인 ‘푸른 안개의 방’과 전시 연계 프로그램 ‘기억 나무’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신청은 광명문화재단 홈페이지(www.gmcf.or.kr)를 통해 가능하다.
기형도 문학관은 만 28세 일기로 세상을 떠난 천재시인 기형도(1960~89)를 기리는 공간이다. 2017년 11월 시인을 사랑하는 이들이 뜻을 모아 그가 살던 광명 소하동에 세웠다. 올해 3월에는 경기도 제1호 공립문학관으로 등록됐다. 유족이 기탁한 시인의 육필 원고 등 유품을 비롯해 기형도의 작품 세계와 그의 문학적 성취를 알리는 전시와 문학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요절한 천재시인으로 불리는 기형도는 단 한 권의 유작시집 ‘입속의 검은 잎’을 비롯해 산문집 ‘짧은 여행의 기록’ 등을 남겼는데, 그가 세상을 등진 이후 지금까지도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폭발적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
광명문화재단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9일부터 올해 9월까지 문학관에 1만9,783명이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