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T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 때 이론적으로는 가장 이상적이지만 쉽게 구현될 수 없다는 지적을 받으며 '관심'에 비해 그 쓰임이 적었던 아린 기억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많은 제조사와 부품 업체들은 여전히 CVT에 대한 관심과 가능성, 그리고 그 강점을 잊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는 소재 및 기술 발전을 통해 더욱 매력적인 존재가 된 것이다.
흔히 무단 변속기로 불리는 CVT는 엔진에 가해지는 부하와 엑셀러레이터의 전개량, 그리고 주행 속도 등에 따라 변속기 스스로가 최적의 기어비를 설정하여 최적의 주행 성능과 주행 질감, 그리고 효율성을 구현할 수 있다는 '구조적인 특성' 이라는 매력적인 존재였다.
하나의 체인으로 연결된 풀리가 발진과 같이 '토크'가 필요할 때에는 풀리 사이의 간격을 별리고 고속 및 정속 주행 시 낮은 RPM을 유지하여 최적의 연료 소모와 부드러운 감성을 강조할 때에는 풀리의 간격을 좁히는 형태로 작동하여 '최적의 기어비'를 제공해 주행의 품질을 개선한다.
다만 구조적인 특성으로 인해 기대만큼 출력의 전달 능력이나 효율성이 높지 않았고, 또 과거에는 높은 출력을 제대로 버티지 못하는 일이 잦아 시장에서 제대로 된 인기를 얻지 못했다.
CVT의 명가, 자트코
소비자들에게서 조금 멀어졌던 지난 시간 동안 일본의 변속기 전문 업체, 자트코는 CVT에 여전히 집중했다. 소재, 구조는 물론이고 작동 형태 등 다양한 연구를 하며 CVT의 경쟁력을 높였다. 그리고 자트코의 CVT들은 어느새 제조사들의 호평을 받으며 빠른 속도로 시장에 공급되기 시작했다.
특히 자트코는 '엑스트로닉 CVT'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닛산의 다양한 차량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고, CVT를 탑재한 닛산의 차량들은 'CVT에 기대한 강점'을 잘 드러내며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덕분에 닛산은 브랜드 라인업의 대부분을 CVT로 채우고 있는 상황이다.
4도어 스포츠 세단으로 불리는 닛산 맥시마에도 엑스트로닉 CVT가 탑재된다.
맥시마는 V6 3.5L VQ 엔진을 품으며 강력한 주행 성능을 자랑하는 차량으로 CVT의 한계 출력에 대한 우려를 '기우'임을 증명하는 차량이 되었다. 게다가 자트코는 '감성적인 즐거움'을 채우기 위해 가변 변속 모드 등을 적용하며 주행의 즐거움까지 구현해 '맥시마의 존재감'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국산 차량에서는 SM6 프라임과 쉐보레의 효자 모델, 스파크 C-Tech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된 르노삼성 SM6 프라임은 MPi 2.0L 가솔린 엔진과 CVT를 조합해 출력은 다소 낮을 수 있어도 부드러운 주행 감성과 부담 없는 효율성 등을 강점으로 내세워 '일상의 드라이빙'에 초점을 맞춘 운전자들을 겨냥한 차량이다. 참고로 SM6 프라임의 CVT 또한 7개로 구성된 프리셋 기어비를 갖추고 있어 CVT 특유의 이질감을 줄이는 특성 또한 갖췄다.
더 넥스트 스파크에 적용된 C-Tech 변속기 또한 자트코의 CVT다. CVT 부분에서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시장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자트코의 CVT를 탑재하며 스파크는 특유의 우수한 주행 성능에 부드러운 질감까지 연출하며 시장에서의 높은 만족감을 자아낸다.
특히 CVT에 대한 이질감이나 불만 사항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을 정도로 '대중들에게도 녹아들 수 있는' CVT의 미래적인 가능성 또한 확인할 수 있는 차량이다. 덕분에 자동차 제조사들은 'CVT의 적용에 있어 두려움을 갖지 않아도 된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을 것이다.
최근 시장의 흐름은 '효율성'과 이에 관련된 다양한 규제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CVT는 다시 한 번 빛을 보게 되었다. 실제 CVT 변속기는 일상적인, 혹은 효율성이나 편안함을 추구하는 차량에게 손쉽게 적용되고 있으며 토요타와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위한 'e-CVT'를 별도로 개발해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게다가 최근의 엔진 개발 트렌드인 '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에도 다단화된 변속기와 함께 CVT를 조합하는 것 또한 좋은 선택이라는 듯 수 많은 브랜드들이 CVT를 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엔지니어링 업체인 FEV는 향후 변속기의 시장 점유율을 예측함에 있어 전동화 추세와 다운사이징의 흐름에 발맞춰 다단화된 자동 변속기와 함께 CVT가 높은 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라며 CVT에 대한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과거의 실망스러운 장면이 있었던 CVT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만큼, 앞으로 CVT가 어떤 차량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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