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국 캘리포니아 대형 산불로 9명 사망ㆍ35명 실종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형 산불로 9명 사망ㆍ35명 실종

입력
2018.11.10 15:31
0 0

 마을 통째로 휘감아… 미처 피신 못한 주민들 참변 

 총기참사 벤투라 인근도 위협… 총 15만명에 대피령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의 뷰트카운티의 파라다이스 마을로 번진 대형 산불 ‘캠프파이어’로 인해 가옥이 통째로 불타고 있다. 이 마을에선 현재까지 최소 9명의 주민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PA 연합뉴스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의 뷰트카운티의 파라다이스 마을로 번진 대형 산불 ‘캠프파이어’로 인해 가옥이 통째로 불타고 있다. 이 마을에선 현재까지 최소 9명의 주민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와 남부에서 대형 산불 3개가 동시 발화해 곳곳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북부 뷰트카운티에서 최소 9명의 주민이 사망했다.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은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연락 두절 상태인 실종자도 35명에 달하는 등 인명ㆍ재산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 강제 또는 자발적 대피령이 내려진 주민 수도 무려 15만명에 이른다.

9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발화한 대형 산불 ‘캠프파이어’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북동쪽으로 290㎞ 떨어져 있는 뷰트카운티로 번진 뒤, 이 곳의 파라다이스 마을을 통째로 집어 삼켰다. 6,700여채의 가옥이 불에 탔고, 전체 주민 2만 6,000여명은 긴급히 몸을 피했다.

그러나 미처 피신하지 못한 뷰트카운티 주민 9명은 결국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이들 중 5명은 불길에 휩싸여 전소한 차량에서 발견됐고, 3명은 집 밖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나머지 1명은 주택 내에서 목숨을 잃었다. 코리 호네아 뷰트카운티 경찰국장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불기둥ㆍ바람에 불길 못잡아… “전쟁터 방불케해”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부터 밤 사이 긴급 대피한 주민 가운데 일부가 불길에서 빠져 나오지 못해 이 같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대피로가 오로지 산길 하나뿐이었던 점도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지금도 마을 곳곳을 휘감은 불길 때문에 소방대원들의 현장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정확한 사망자 확인에도 시간이 걸리고 있는 상황이다. 스콧 맥린 캘리포니아 소방국장은 “강한 바람 때문에 소방대원들이 불길을 잡으려는 시도조차 할 수 없어 소방대는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데 주력했다”며 “불에 타버린 주택 안에 주민이 있었다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해안도시인 말리부에서 소방관이 대형 산불 ‘울시파이어’의 불길을 잡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이 불은 계속해서 가옥들을 전소시키며 해안을 향해 번지고 있다. AP 연합뉴스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해안도시인 말리부에서 소방관이 대형 산불 ‘울시파이어’의 불길을 잡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이 불은 계속해서 가옥들을 전소시키며 해안을 향해 번지고 있다. AP 연합뉴스

현지 매체들은 파라다이스 마을 산불 현장에 대해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고 전하고 있다. 가옥 내 프로판가스가 폭발해 곳곳에서 불기둥이 치솟고 있고 전봇대들도 대거 쓰러져 있다는 것이다. 이 곳은 지난 7월 캘리포니아주 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로 기록된 멘도치노 국유림 산불 발생 지점과 가까운 지역으로, 이번 산불로 6,450여채의 가옥과 260개동의 건물이 전소됐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지난해 10월 나파ㆍ소노마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전소한 가옥ㆍ건물 5,636채를 뛰어넘는 ‘캘리포니아 화재 역사상 최대 피해’에 해당한다.

현재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산불이 뒤덮은 면적은 서울시(605㎢)의 절반이 넘는 365㎢ 정도로, 하루 사이에 3배나 늘었지만 진화율은 5%에 불과한 상태다. 9일 오후엔 캠프파이어가 인근 치코 지역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바람도 거세게 불고 있어 곧 치코 주민 9만명에게도 추가 대피령이 내려질 전망이다.

 ◇연예인 많은 ‘부촌’ 말리부 주민 전체에도 소개령 

또, 총기난사 사건(7일)으로 12명이 사망한 캘리포니아주 벤투라카운티 사우전드 오크스 인근에서도 대형 산불이 일어나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전날 샌터로사벨리 서쪽에서 발화한 불 ‘힐 파이어’는 거센 기세를 보이며 번지고 있는데, 해당 지역은 총기난사 사건 현장인 사우전드 오크스의 ‘보더라인 그릴&바’에서 불과 몇 마일 거리에 있는 곳이다. 이에 따라 웨스트레이이크와 캘러버스, 치즈버러캐니언 등의 지역으로도 강제 대피령이 확대됐다.

시마밸리에서 발화한 산불은 ‘울시파이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이날 오전까지 진화율은 0%에 머물러 있다. 불은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경계를 넘나들면서 약 140㎢까지 번졌고, LA에서 서쪽으로 50㎞ 떨어진 소도시 말리부의 주민 전체에도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다. 연예인과 갑부들이 많이 거주 중인 말리부는 일대의 대표적인 인구 밀집 지역이자 부촌이다. 말리부 시 당국은 “현재 산불이 통제 불능 상태”라며 “모든 주민들은 즉각 대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