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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의 도전… ‘토큰경제’ 주도권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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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의 도전… ‘토큰경제’ 주도권 잡는다

입력
2018.11.08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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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휴대폰으로 미국 뉴욕 맨해튼 건물의 일부 지분을 사들이고, 유럽에서 성장 잠재력이 큰 아시아 신흥국의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 기존 비(非)유동화 자산들이 주식처럼 유동화돼 막대한 규모의 자본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증권형 토큰’을 통하면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증권형 토큰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계약을 첨가한 증권을 의미한다. 부동산, 천연자원, 미디어 콘텐츠 등의 자산을 토큰으로 유동화하고, 프로젝트 성공에 여부에 따라 투자자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빌딩을 담보로 발행된 토큰에 투자하면 배당을 받거나 비트코인처럼 거래소에서 팔 수도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이미 ‘토큰 경제’의 가능성을 인정한 상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비유동화 자산을 유동화할 수 있는 증권형 토큰을 증권법에서 다루겠다며 법의 테두리에 포함시켰다. 이에 핀테크(금융+기술) 기업들은 증권형 토큰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당국의 인허가를 취득하며 선점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다른 국가들도 증권형 토큰에 대한 높은 성장 가능성을 점치며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데 분주한 상태다. 스위스 금융시장감독기구(FINMA)는 증권형 토큰에 대한 규제를 마련했고, 싱가포르도 증권형 토큰을 제도화했다.

한국에서는 빗썸이 첫발을 내디딘 상태다. 국내에서는 당국의 무관심 속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분야에서 독보적인 인지도와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미국 핀테크 기업 ‘시리즈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미국에 블록체인 기반의 증권형 토큰 거래소를 구축하기로 했는데, 이 협업 역시 시리즈원의 러브콜로 성사됐다.

향후 빗썸은 거래소 구축 기술력 제공과 운영을 맡고, 시리즈원은 당국 인허가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해 내년 상반기 증권형 토큰 거래소를 구축하게 된다. 예정대로 사업이 진행되면 빗썸은 미국 제도권 금융에 진출하는 국내 최초의 가상화폐 거래소가 된다. 빗썸 관계자는 “앞으로 블록체인의 활용과 성장은 얼마나 견고한 생태계를 조성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이번 증권형 토큰 거래소 설립을 시작으로 블록체인 생태계를 이끌어나가는 중추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빗썸은 해외에서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해외 자회사 ‘BGEX’가 홍콩에 탈중앙화 거래소 ‘빗썸 DEX’를 열었다. 또 런던과 싱가포르, 태국, 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에 지사 설립을 추진하며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도 가속도를 내고 있다.

빗썸의 시장 가치가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싱가포르계 BK컨소시엄이 빗썸의 지주사 지분을 인수했다. BK컨소시엄이 평가한 빗썸의 전체 기업가치는 1조456억원이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허백영(오른쪽) 빗썸 대표가 지난달 31일 미국 핀테크 기업 '시리즈원'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빗썸 제공
허백영(오른쪽) 빗썸 대표가 지난달 31일 미국 핀테크 기업 '시리즈원'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빗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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