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까지 은행장 겸직…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중심 이사회 구성
4년 만에 부활하는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손태승(59) 우리은행장이 내정됐다.
우리은행은 8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손 행장을 신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우리금융지주 지배구조 방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손 행장은 다음달 28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임기는 지주사가 출범하는 내년 1월부터 2019년 사업연도에 대한 정기 주총이 열리는 2020년 3월까지다.
이사회가 손 행장을 회장으로 내정한 것은 지주 설립 초기 조직 안정화를 가장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 이사회 관계자는 “지주가 출범하더라도 우리은행의 비중이 99%로 절대적이어서 당분간은 은행 중심의 그룹 경영이 불가피해 초기에는 현 행장이 지주회장을 겸직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손 행장이 그 동안 우리은행 내 한일-상업은행 출신 간 해묵은 계파갈등을 무마하며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끈데다 사상 최대 실적까지 달성하며 내부 신망이 두터워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손 행장은 이날 “회장으로 취임하면 안정적으로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는데 힘쓰고,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959년 광주 출생인 손 행장은 전주고, 성균관대 법학과, 서울대 대학원(법학)을 졸업한 뒤 1987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전략기획부장, 글로벌사업본부 부문장 등을 거치며 은행 안팎에서 국제 및 전략통으로 꼽힌다.
손 행장은 회장 취임 이후 그간 취약했던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공격적인 계열사 인수ㆍ합병(M&A)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자기자본비율 하락 문제는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한편 지주사 이사회는 2016년 민영화 당시 과점주주 매각 취지를 유지하기 위해 현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들을 중심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다만 사외이사 가운데 그간 회장 후보로 거론됐던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한국투자증권 추천)이 사의를 표하면서 이 자리는 정찬형 전 한국투자신탁 운용 부회장이 맡게 됐다. 지주 사외이사 임기는 2년이다.
우리금융지주는 내년 1월 주식의 포괄적 이전을 통해 설립된다. 기존 은행 발행주식은 모두 신설되는 금융지주회사로 이전되고, 기존 은행 주주들은 신설 금융지주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받게 된다. 지주사 전환에 따라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을 포함한 6개 자회사, 우리카드 등 16개 손자회사, 증손회사 1개를 거느리게 된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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