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전북 지역의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동반’ 감소했다. 올 들어 동반 감소는 처음이다. 특히 서비스업 생산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2010년 조사 이후 처음이다. 자동차 등 제조업 부진이 지역 내수까지 침잠시키는 모양새다.
8일 통계청의 ‘3분기 시도 서비스업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에 따르면 지난 7~9월 전북 지역 서비스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6% 감소했다. 전북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4분기부터 줄곧 0%대 성장세를 보이다가 결국 관련 통계 집계 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북 지역에서 생산이 주로 감소한 서비스업은 도소매(-2.4%) 전문ㆍ과학ㆍ기술(-8.2%) 예술ㆍ스포츠ㆍ여가(-8.4%) 분야다. 자동차ㆍ조선업 등 주력 제조업 부진이 지역 내수를 담당하는 서비스업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제조업과 관련된 연구 개발(R&D) 수요가 감소한데다가 골프장 등 여가를 위한 스포츠 시설도 폭염이 겹치면서 생산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역 주민들의 금융기관 대출이 늘어나면서 전북 지역 금융ㆍ보험 생산은 3.0% 늘었다. 가계 사정이 나빠진 제조업 협력업체 근로자나 자영업자들의 대출 수요가 증가했을 가능성이 크다.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도 부진했다. 전북 지역 소매판매는 지난해 3분기 대비 1.2% 줄어, 지난해 4분기(-1.2%) 이후 3개 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주로 지역 주민들이 이용하는 대형마트(-4.0%)와 특정 제품을 모아 판매하는 전문소매점(-3.8%)의 타격이 컸다.
전북 지역 내수가 위축된 것은 자동차 산업이 구조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이 크다. 전북 지역 자동차 생산은 지난해 4분기 감소세로 전환한 뒤 올해 1분기 20.0%, 2분기에도 17.1%나 급감했다. 단기간 내 반등도 쉽지 않다. 지난 5월 승용차를 생산하던 한국 GM 군산공장이 폐쇄된데다가 상용차도 전방 산업인 건설업 후퇴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용차 수출도 최근 베트남의 배기가스 규제 기준 상향조정으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GM 군산공장 폐쇄 여파로 협력업체와 인근 자영업자 폐업이 늘어난 게 전반적인 소비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제조업 도시가 몰려있는 울산과 경남 지역 소비도 크게 위축되긴 마찬가지다. 울산은 대형마트(-5.6%) 백화점(-3.5%) 등에서 전반적으로 판매가 줄었다. 경남도 전문소매점(-4.4%) 슈퍼ㆍ잡화ㆍ편의점(-1.7%) 승용차ㆍ연료소매점(-1.0%) 등의 판매 감소 영향으로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의 소비 감소폭(-2.3%)을 기록했다. 반면 제주(9.6%) 서울(5.4%) 인천(2.4%) 등은 면세점 판매 호조세에 힘입어 소매판매가 크게 증가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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