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받고 운전면허 필기시험 답을 알려주고 실기시험 때 대리운전을 해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을 통해 운전면허를 부정발급 받은 이는 40여명에 달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운전면허시험관 10명과 부정응시자 44명, 이들을 연결한 브로커 등을 검거하고 이 중 면허시험관 한모(55)씨와 브로커 박모(63)씨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한씨 등은 2013년부터 올해 2월까지 대형면허, 보통면허, 특수면허, 원동기면허의 필기시험 답을 알려주고 실기시험에서 접수를 감점하지 않는 방법 등으로 운전면허를 따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박씨를 통해 ‘대형면허 기능시험에 합격시켜달라’는 응시자로부터 10만원을 받은 뒤 응시자가 아닌 현장 안전요원이 대신 기능시험 주행을 하게 했다. 또 응시자가 문맹으로 시험을 접수하면 필기시험 시간이 40분 늘어나는 점을 악용해 다른 응시자들이 퇴장한 뒤 답을 알려거나 오답을 수정해줬다. 기능시험의 경우 대리운전을 해줬고, 도로주행에서는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핸들조작 미숙’ 등 주관적 평가항목 38개에서 감점을 하지 않아 합격점(70점) 이상을 부여했다.
부정응시자들은 이들에게 최저 5만원에서 최고 400만원까지 지불하고 운전면허를 따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면허시험을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부정한 방법을 이용해 운전면허를 취득할 경우 형사처벌과 운전면허가 취소되며 2년간 운전면허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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