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 박람회서 밝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고의분식 의혹과 관련해 최근 공개된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 문건을 고의 분식의 증거 자료로 채택해 증권선물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8일 서울 당산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서민금융 박람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작성한 내부 문건에 담긴 내용이 금감원의 조치안에 포함돼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삼성바이오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정황을 담은 삼성바이오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엔 삼성바이오 재경팀이 2015년 9월16일 미국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에 대해 ‘파생상품부채’로 계상할 필요가 있고, 회계법인들이 삼성의 의뢰를 받아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8조원 이상으로 평가해 국민연금에 제출 합병 찬성을 이끌어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윤 원장은 “삼성바이오 내부 문건을 다 보진 못했지만 상당 부분 내용이 (금감원 재감리안에)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선위는 지난달 31일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재심의에 들어갔다. 7월 증선위가 검사(檢事) 격인 금융감독원에 고의 분식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며 재감리를 명령한 지 3개월 만이다. 금감원이 증선위에 제출한 재감리 결과는 삼성바이오의 고의 분식 혐의를 뒷받침하기 위해 문제의 핵심인 2015년 회계장부뿐 아니라 2012~2014년 회계장부까지 추가로 검토해 작성한 수정 보고서다. 기존에 낸 조치안과 마찬가지로 과거 회계장부 검토 내용을 반영하더라도 삼성바이오의 고의 분식이 인정된다는 게 골자다. 그간 일각에선 금감원이 핵심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 아니냔 예상이 많았는데, 금감원은 재감리안에 제보자에게서 받은 삼성바이오 내부 문건을 핵심 증거로 포함시킨 것이다. 증선위는 오는 14일 삼성바이오에 대한 2차 심의를 진행하고 이르면 이달 중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이다.
한편 최근 논란이 된 생명보험사들의 즉시연금 미지급 사태와 관련해 윤 원장은 “검사로 할지 현장점검으로 할지를 현재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금감원이 생보사들을 상대로 어떤 형태로든 점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