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全 거취 재고 요구 상당”… 전 변호사 “金 그런다고 대권 갈 줄 아냐”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전원책 조직강화특위 위원에게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보냈다. 전 위원의 연이은 돌출 발언 논란과 조강특위 활동 기간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면서 조강특위 구성 한 달 만에 결별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공석이 된 전국 당협위원장의 재임명과 인재영입 등 인적 쇄신 작업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 겸 조강특위 위원장은 8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 비대위는 그동안 대내외에 공포했던 전당대회를 포함한 모든 일정에 어떤 변화도 있을 수 없음을 확인했다”며 “조강특위 역시 이런 비대위 결정을 준수해야 하고 조강특위 활동 내용을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사무총장을 통해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강특위 활동 기간을 내년 중순까지 이어가야 한다는 전 위원 주장에 대해 ‘조강특위 활동은 12월 중순 종료, 전대는 2월’이라는 비대위 입장을 재차 못박은 것이다.
비대위는 ‘태극기 부대 재평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비판’ 등 전 위원의 돌출 발언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했다. 김 사무총장은 “조강특위 구성원은 당헌ㆍ당규상 벗어나는 언행에 각별히 유의해달라는 뜻도 전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내 초ㆍ재선 의원들도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전 위원의 언행을 문제 삼으며 월권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가 전 위원을 향해 공식적인 경고장을 날리면서 결별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전 위원이 (비대위 의견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전 위원) 거취를 재고하겠느냐’는 질문에 “미리 당겨서 얘기는 안 드렸으면 한다”면서도 “의원들의 요구가 상당하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조강특위에 대한 임면 권한에 대해 “오늘 아침에 알아보라고 해서 보고받았다”며 “임명은 협의를 거쳐서 하게 돼 있고, (임)면에 대해서는 별다른 협의 규정이 없다”고 덧붙였다.
전 위원은 비대위의 결정에 강력 반발했다. 전 위원은 이날 한 통신사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을 향해 “그런다고 자기에게 대권이 갈 줄 아느냐”며 “눈앞에서 권력이 왔다갔다하니 그게 독약인 줄 모르고 그러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전 위원은 이어 "(김 위원장이) 나 말고 다른 외부 조강특위 위원들에게 ‘전원책은 빼놓고 만나자’는 소리나 하더라”며“뒤통수를 자꾸 치고 협잡을 한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전 위원은 그러면서 “중국집 주방장이 와서 한식집 사장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위원은 이날 외부위원들과 별도의 회의를 갖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김 사무총장도 밤 늦게 회의에 참석해 비대위 입장을 전달했다. 전 위원은 다음주쯤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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