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견제’를 뜻하는 일본어 ‘겐세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논란이 됐던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번엔 ‘야지’라는 일본어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의원은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이) 야당 의원 질의를 평가하는데, 이게 제대로 된 일이냐”며 “오늘은 위원장께 간곡히 부탁한다. 이렇게 동료 의원 질의에 야지 놓는 의원은 퇴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야지(やじ)’는 야유, 놀림이라는 뜻을 가진 ’야지으마(やじうま)’의 줄임말이다.
이날 이 의원이 ‘야지’ 발언을 하기 직전, 같은 당 조경태 의원 역시 ‘야지’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조 의원은 여당 의원들을 향해 “동료 의원들 발언에 대해 사사건건 야지를 놓는 그런, 잘못된 행태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같은 당 오영훈 의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품격 있는 발언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야지’라는 단어는 자유한국당 의원의 입에서 또다시 등장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어제오늘 민주당 의원님들 모습이 과연 품격과 품위가 있었느냐. 자유한국당 의원님들 발언 때 야지 안 놓았냐. 비판 안 했냐”며 “왜 야당 의원들 질의를 검열하냐”고 말했다.
예결위가 시작하기 전부터 불거진 여야 공방에 네티즌들은 개탄했다. 유튜브에서 생방송을 시청한 이들은 댓글로 “’야지’가 뭐냐. 수준이 저급하다”, “일본 잔당도 아니고 왜 일본말을 쓰냐. 가관이다”라는 등 비판 의견을 남겼다.
앞서 이은재 의원은 ‘겐세이’라는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지난 2월 27일, 3ㆍ1절을 앞두고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전체회의에서 당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설전을 벌이던 이 의원은 자신을 제지하는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에게 “중간에 ‘겐세이’ 놓지 말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불경스럽다. 3ㆍ1절을 앞두고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하자 (이은재 의원이) 사과하셨다. 사과를 받아들였다. 다신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뉴시스는 이은재 의원이 적어 온 메모에 ‘가관’이라는 단어가 ‘과관’이라고 틀리게 적혀있던 사실을 사진으로 보도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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