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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에 얼굴 맞댄 남북 보건당국…"연내 전염병 정보교환 시범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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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에 얼굴 맞댄 남북 보건당국…"연내 전염병 정보교환 시범사업"

입력
2018.11.07 17:51
수정
2018.11.07 18:3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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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덕철(왼쪽) 보건복지부 차관과 박명수 보건성 국가위생검열원장이 7일 오전 남북 보건의료협력 분과회의가 열리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개성=사진공동취재단
권덕철(왼쪽) 보건복지부 차관과 박명수 보건성 국가위생검열원장이 7일 오전 남북 보건의료협력 분과회의가 열리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개성=사진공동취재단


남ㆍ북 보건 당국이 11년 만에 전염병 공동대응체계 구축과 보건의료분야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얼굴을 맞댔다. 우선 전염병 유입과 확산 방지를 위해 연내 전염병 정보교환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기술ㆍ인적교류와 실태조사를 위한 공동 현장방문 등도 검토하기로 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 권준욱 복지부 건강정책국장, 김병대 통일부 인도협력국장 등 남측 대표단은 7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박명수 보건성 국가위생검열원 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 3명과 만나 보건의료 협력 분과 회담을 진행했다. 남북이 보건의료 관련 회담을 연 것은 10ㆍ4선언 직후인 2007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회담의 주요 의제는 남ㆍ북한의 감염병 공동대응체계 구축과 지원 방식이었다. 남ㆍ북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곤충ㆍ모기로 인한 감염병이나 전염병이 등이 급속도로 퍼질 경우 통제하기 힘들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남북은 이날 회담에서 올해 안에 남북 간 전염병 정보교환을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전염병의 진단ㆍ예방 치료를 위한 공동 현장방문과 기술ㆍ인적교류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그간에도 북한은 남측 정부가 감염병 분야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해주길 기대해 왔지만, 국제사회의 제재 때문에 논의조차 어려웠다. 특히 북한 내 유병률이 높은 결핵의 경우, 환자는 완치까지 최소 6개월 동안 여러 종류의 항생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하지만 당국의 대응력이 약해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18년도 결핵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내 결핵 환자는 약 13만1,000명(결핵 유병률 인구 10만명 당 513명)으로 집계됐다. 인구 10만명 당 결핵 의한 사망률은 63명으로, 전년(43명)보다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올해 북한의 결핵 예산으로 국제사회의 지원을 포함해 8,400만달러가 필요하지만, 이 중 92%인 7,700만달러가 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분석됐다. 권덕철 차관은 회담이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약품이나 인적교류는 유엔 제재 대상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외교부ㆍ통일부와 협력해서 오해가 발생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지원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건강한 자녀 출산ㆍ양육을 도모하는 모자보건 정책 협력 또한 논의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 7월 WHO 조사를 기반으로 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영유아 사망률은 인구 1,000명 당 24명으로 남한(3명)보다 8배 더 많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 출생아 중 생후 6~23개월의 최소 필요식 섭취 비율은 26.5%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남북은 이 같은 모자보건 분야를 포함한 방역ㆍ보건의료협력 사업을 위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한 협의를 정례화 한다는 계획이다. 박명수 원장은 “만남이 좀 늦긴 했지만, 이제라도 실천적 대책을 강구할 수 있는 마당이 마련돼 다행”이라고 강조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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