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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MS 나델라 "AI,클라우드 등 협력"... IT 공룡들 손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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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MS 나델라 "AI,클라우드 등 협력"... IT 공룡들 손잡았다

입력
2018.11.07 17:41
수정
2018.11.07 19:1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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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성장산업 협력 논의

서로의 부족함 채우기 위한 동반자

나델라 “사람 위한 기술 돼야” MS AI 컨퍼런스서 강조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 각 사 제공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 각 사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7일 서울에서 만나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사업 등에서 손을 잡기로 합의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중 세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기술을 겸비한 삼성전자와 소프트웨어(SW) 분야 독보적인 강자 MS 사이에 본격적인 협력 시대가 열렸다.

삼성전자와 한국MS에 따르면 나델라 CEO의 공식 방한 목적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열린 MS의 AI 콘퍼런스 ‘퓨처 나우’ 기조연설이었다. 이 부회장과는 행사 전 비공개로 만났다. 두 사람은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센터, 5세대(G) 이동통신, SW 등 주요 사업에서 성과를 높이기 위해 정기적으로 기술을 협의하고, 경영진 교류도 진행하기로 했다.

두 수장이 국내에서 만난 건 나델라 CEO가 처음 방한한 2014년 9월 이후 4년여 만이다. 4년 전 만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특허분쟁 협상 등을 논의했던 두 사람은 이번에는 미래 성장산업에 대한 협력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두 기업의 협력은 특히 클라우드 영역에서 곧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나델라 CEO는 2014년 취임 후 줄곧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을 내세웠다. 컴퓨터 OS ‘윈도우’ 성공에 도취해 있다 PC 시장 침체라는 직격탄을 맞고 흔들리던 MS에 그는 끊임없이 “AI를 접목한 클라우드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가 주도해 내놓은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는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이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2위로 부상하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지난달 말 MS는 경쟁사 아마존을 제치고 시총 2위(약 8,250억달러)에 등극했다.

‘클라우드 전성시대’를 맞고 있는 기업답게 MS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센터를 전 세계 54곳에서 운영 중이다. 국내에도 서울과 부산에 데이터센터가 있고, 부산에는 추가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데이터센터 필수품인 고용량 반도체와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를 생산하는 세계 1위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MS에 반도체 공급을 늘리고 MS는 삼성전자 제품에 에저를 적용하는 등 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금도 삼성전자는 애저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자사 에어컨이 수집하는 온도, 습도 등 방대한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제품을 내놓기 위한 SW 기술이 필요하고, MS는 구글이나 애플과 달리 완제품을 생산하지 않는 IT 기업이란 점이 양사 간 협력에 촉매제로 작용했다. 재계에서는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는 관계”라고 밝혔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가 7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열린 MS 인공지능(AI) 콘퍼런스 ‘퓨처 나우’에서 MS의 AI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모든 사람과 조직을 위한 AI가 될 수 있도록 인간 중심의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MS 제공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가 7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열린 MS 인공지능(AI) 콘퍼런스 ‘퓨처 나우’에서 MS의 AI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모든 사람과 조직을 위한 AI가 될 수 있도록 인간 중심의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MS 제공

나델라 CEO는 이 부회장과 만남 직후 퓨처 나우 컨퍼런스에서 삼성과의 협력을 소개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애저로 주변의 모든 상황과 사용자의 정보를 축적ㆍ관리하며 에너지 사용량을 25% 절감하는 스마트 에어컨 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과 가전제품을 연결하면 이룰 수 있는 성과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 나델라 CEO가 가장 강조한 건 AI와 클라우드로 친환경 제품을 만든 삼성과 MS 협력처럼 ‘인간 중심의 기술’이었다. MS는 고려대와 뇌 신호를 분석해 사람의 의도대로 로봇 팔이 움직이는 ‘로봇 팔 컨트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신체적 장애가 있거나 위급한 상황에 긴요한 기술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카이스트와는 교통 데이터를 수집해 사고를 방지하고 구급차가 최적의 경로로 사고 현장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방흡입 전문 365mc병원과는 수술 데이터를 분석해 수술 도중 의사가 비정상적 행동을 보이면 알림을 줘 의료사고를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나델라 CEO는 “AI의 사물 인식, 문장독해 등 능력이 이미 사람과 대등할 정도로 발전했지만 이 성과를 자축해서만은 안 된다”며 “인구 집단 중 가장 취약한 사람들까지 포함해 우리 사회 전반에 좋은 영향을 미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나델라 CEO는 행사 이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도 만남을 가졌다.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게임 서비스 제공을 위해 애저를 이용 중이다. 둘은 클라우드를 포함해 AI, 마케팅에 엔씨소프트 게임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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