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 배터리에 숨겨 몰래 들여오는 수법으로 시가 958억원 상당 금괴를 밀수입한 국제 밀수 조직이 관세 당국에 적발됐다.
인천본부세관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관세법 위반 혐의로 A(33)씨와 B(34)씨, C(52)씨 등 3명을 구속해 인천지검에 고발했다고 7일 밝혔다. 세관은 또 통관책과 자금 운반책 등 10명을 불구속 상태에서 고발했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1개월간 홍콩에서 수입하는 배터리 안에 숨기는 수법으로 금괴 1,880㎏을 국내로 몰래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조명기구 등에 들어있는 배터리 내부에 1㎏짜리 금괴를 3조각으로 나눠 끼운 뒤 재조립과 포장을 거쳐 정상적인 수입 물품인 것처럼 위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한번에 1㎏짜리 금괴를 10~30개씩 밀수입했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스마트폰 메신저로만 연락을 주고 받았으며 서울 종로 금 도매업자에게 금괴를 넘길 때도 현금으로만 거래했다. 홍콩에 거점을 두고 있는 이들은 2014년 5월 일본 소비세가 기존 5%에서 8%로 인상돼 밀수 금 수요가 증가하자 동일한 수법으로 홍콩에서 일본으로 금괴를 밀반입하다가 일본 세관에 적발되기도 했다.
세관은 해외로 달아난 3명에 대해 인터폴 수배를 요청하고 뒤쫓고 있다.
세관 관계자는 “해외 관세 당국과 국제공조를 통해 밀수조직을 일망타진하고 범죄수익도 끝까지 추적하는 등 강력한 단속활동을 펼칠 방침”이라며 “밀수된 금인 사실을 알면서도 구매하면 밀수품 취득죄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금 구매 시 공식적인 거래소를 이용하거나 출처를 정확히 확인하는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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