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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LCD 공급과잉…돌파구는 OLED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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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LCD 공급과잉…돌파구는 OLED뿐인가

입력
2018.11.0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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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업체들 OLED 발 빠른 추격

OLED 격차 벌려야 디스플레이 산업 생존

‘You go, we go’ 전략 요구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기업 BOE가 지난 5월 미국 LA에서 열린 'SID 2018'에서 선보인 플렉서블 OLED. BOE 홈페이지 캡처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기업 BOE가 지난 5월 미국 LA에서 열린 'SID 2018'에서 선보인 플렉서블 OLED. BOE 홈페이지 캡처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倔起)’로 내년에도 글로벌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은 공급과잉이 불가피하다. 한국 디스플레이산업에는 위기의 지속이다. LCD 공급과잉은 2021년 이후에도 해소가 어려울 전망이다. 사실상 LCD 산업의 패권이 중국에 넘어간 상황에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생존할 길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좁혀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한 ‘2018 한국디스플레이 하반기 컨퍼런스’에서는 장밋빛 전망보다 위기에 처한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현주소와 탈출 방안이 조명됐다.

박진한 IHS마킷 디스플레이 담당 이사는 ‘중장기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이란 주제발표에서 TV용 대형 LCD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수요보다 13.8% 많았던 전 세계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생산능력 과잉이 올해는 16.2%로 더 커졌고, 내년에는 20.7%로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2020년(22.5%)과 2021년(24.7%)은 더욱 심각하다.

박 이사는 “올해 예정됐던 각 업체들의 4, 5세대 공장 폐쇄(셧다운)가 지연돼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침체가 예상되고,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빅 이벤트도 없는 내년에 최소 7개 공장은 문을 닫아야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데, 오너들이 셧다운을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업체들은 LCD에서 발을 빼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OLED로의 빠른 전환을 강조했다. 그는 “TV용 OLED 패널이 이제 궤도에 진입했지만 전 세계 TV 시장의 5% 정도인 1,000만대 규모로 커져야 한다”며 “내년은 OLED로의 대전환이 일어나는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IHS마킷이 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한 '2018 한국 디스플레이 하반기 컨퍼런스'에서 디스플레이 제조사별 전략이 발표되고 있다.
IHS마킷이 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한 '2018 한국 디스플레이 하반기 컨퍼런스'에서 디스플레이 제조사별 전략이 발표되고 있다.

데이비드 시에 IHS마킷 전무는 BOE와 차이나스타 등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성장하며 수요-공급 구조가 변화한 점을 주목했다. 이전에는 애플처럼 완성품을 만드는 기업(세트업체)이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에 투자를 해 공급망을 동시에 개발하는 방식이었지만, 중국 기업들은 세트업체에 의존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덕분이다.

시에 전문가 예로 든 BOE의 안후이성(安徽省) 허페이(合肥)의 10.5세대 LCD 공장의 경우 총 투자비 66억 달러(약 7조4,000억원) 중 지방정부가 조인트벤처 형태로 45%를 지원했다. 은행대출을 제외하면 BOE 부담액은 겨우 10%에 그쳤다. 2022년이면 이렇게 건설한 8세대 이후 LCD 공장이 중국에만 19개 존재하게 된다.

BOE 등 중국 업체들은 OLED 공장도 같은 방식으로 건설하며 한국을 추격 중이다. 시에 전무는 “중국에서 올해 출시된 스마트폰 중 4인치대 화면은 하나도 없고 모두 5인치 후반에서 6인치 이상이라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면서 “OLED는 성능과 신뢰성이 중요한 요소이지만, 화웨이 등은 자국 OLED 패널을 사용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고 OLED 기술을 보유한 삼성디스플레이의 커브드 OLED(위)와 LG디스플레이의 77인치 투명 플렉서블 OLED. 각 사 제공
세계 최고 OLED 기술을 보유한 삼성디스플레이의 커브드 OLED(위)와 LG디스플레이의 77인치 투명 플렉서블 OLED. 각 사 제공

정윤성 IHS마킷 상무는 “우리가 앞선 OLED의 원가를 빨리 떨어뜨려 시장을 키우고 선점을 해야 후발주자가 따라왔을 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한 전략으로 할리우드 영화 ‘분노의 역류’ 속 대사인 “You go, we go(네가 가면 우리도 간다)”를 인용했다. 세트업체가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위기를 그냥 두고 보면 안 된다는 의미다. 정 상무는 “경쟁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우리 세트와 디스플레이 대기업들의 협업”이라고 강조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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