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연이은 악재에 직면했다. 채용비리 문제로 검찰에 기소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이달부터 재판을 받을 예정인 가운데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신한사태’ 재조사를 권고하면서 위성호 신한은행장도 검찰 소환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신한금융은 대형 인수합병(M&A)을 잇따라 성사시키면서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왔다. 신한금융은 지난 9월 생명보험사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 인수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달엔 국내 5위 부동산신탁사인 ‘아시아신탁’ 인수 계약도 체결했다. 이러한 굵직한 사업을 모두 지난해 3월 취임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진두지휘했다. 2건의 M&A를 통해 KB금융지주에 내줬던 ‘리딩금융그룹’ 타이틀을 되찾을 날을 손꼽아 오던 신한에겐 돌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이번엔 창립 이래 가장 아픈 상처로 남아있는 ‘신한사태’와 관련, 위 행장이 검찰의 재조사를 받게 됐다. 신한사태 당시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었던 위 행장은 이미 시민단체가 위증 및 위증교사 혐의로 고발한 상태였다. 재조사로 인해 위 행장에 대한 수사 강도는 더 세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내용이 드러날 경우엔 파장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 당장 경영에 큰 차질이 빚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용비리에 이어 정치권 연루 의혹 사건, 잊혀진 줄 알았던 신한 사태까지 재조명되면서 신한으로서는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실 다른 은행들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금융권 전체가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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