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전 교무부장이 구속됐다. 주요 피의자 중 한명인 A씨가 구속 수감되면서 두 달 넘게 이어진 수사가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6일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고, 범행의 특성, 피의자와 공범과의 관계 등에 비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A 전 교무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A 전 교무부장은 “딸에게서 문제가 적힌 메모가 발견된 것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금고에 시험지가 보관된 날 야근을 한 이유가 무엇이냐” 등 취재진 질문에 “법정에서 말하겠다”고 짧게 답한 뒤 법정으로 향했다.
영장이 발부되면서 이달 15일 예정된 대학수학능력시험 전 결과를 내놓겠다는 경찰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9월 압수수색에서 지난해와 올해 치러진 시험 문제와 정답이 유출됐다고 의심되는 정황을 상당수 확보한 상태다. 경찰은 A 전 교무부장과 쌍둥이 자매의 자택에서 풀거나 낙서한 흔적이 없는 백지 수학 시험지를 한 부 확보했다. 또, 시험 답을 일렬로 적은 메모가 발견된 것도 유력한 정황 증거로 보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A 전 교무부장이 올해 2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앞두고 시험 답안지를 교무실 금고에 보관하기 시작한 날 홀로 교무실에서 야근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8월 시험 문제 유출 의혹이 불거진 뒤 A 전 교무부장이 자신의 집 컴퓨터를 교체한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증거인멸 시도도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A 전 교무부장 변호인인 법무법인 오현 소속 최영 변호사는 “경찰이 문제유출 정황을 18가지 정도 제시했지만, 추측만으로 한 것이고 (시험지나 정답을) 복사했다거나 사진을 찍었다거나 하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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