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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2세 벨기에 전 국왕에 “DNA검사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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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2세 벨기에 전 국왕에 “DNA검사 받으세요”

입력
2018.11.06 16:55
수정
2018.11.06 18:33
28면
0 0

법원, 혼외 친자 확인 위해

벨기에 전 국왕 알베르 2세(오른쪽)와 부인인 파울라 왕비. 로이터 연합뉴스
벨기에 전 국왕 알베르 2세(오른쪽)와 부인인 파울라 왕비. 로이터 연합뉴스

친자확인 소송에 휘말린 벨기에 전 국왕 알베르 2세(84)에 대해 벨기에 법원이 DNA검사를 명령했다. 혼외자 의혹을 줄곧 부인해왔던 알베르 2세가 이 결정을 무시할 경우, 법원은 알베르 2세가 혼외자가 있는 것으로 간주할 것으로 보인다. 1993년부터 재위했던 알베르 2세는 2013년 건강문제로 아들 필리프 왕세자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왕위에서 물러났다.

5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혼외자 소송을 제기한 여성 델피네 뵐(50)의 변호인은 성명을 통해 “법원이 알베르 2세는 3개월 내에 타액을 제출할 것을 명령했으며, 이를 거부할 경우 그가 뵐의 아버지로 간주될 것”이라고 밝혔다. 알베르 2세의 대변인은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알베르 2세의 혼외자 의혹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알베르 2세의 부인인 파울라 왕비가 자서전에서 “국왕이 1960년대부터 오랫동안 혼외관계를 가졌다”고 밝혔기 때문. 알베르 2세가 퇴위하던 날, 뵐의 어머니인 시빌 드 셀리 롱샹 남작 부인은 TV 방송과의 첫 인터뷰에서 “나 스스로 아이를 가질 수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 우리는 피임을 하지 않았다”며 알베르 2세와 1966∼1984년 연인관계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혼외딸’임을 주장했던 뵐은 DNA 검사와 친자관계 확인 소송을 냈지만 알베르 2세는 면책 특권을 가진 국왕 신분이라 DNA 검사를 받지 않았다. 2017년 법원은 알베르 2세가 법적 아버지가 아니라고 판결했지만, 뵐은 항소했고 면책 특권이 사라진 알베르 2세에 대해 항소법원은 DNA검사 결정을 내렸다. 알베르 2세가 법원에 타액 샘플을 제출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뵐의 변호인들은 “제출을 거부할 경우, 판사가 다른 요소들까지 고려해 알베르 2세가 사실상 친부임을 추론할 것이고, 알베르 2세는 불리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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