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기하강 국면 사실상 인정… 주요 경제지표 10개 중 8개 하강ㆍ둔화
강신욱 통계청장이 “한국 경제가 하강 국면에 있다”고 말했다. 주요경제지표 10개 중 8개가 경기 사이클 상 둔화나 하강에 있음을 두고 한 얘기다. 경기 하강 국면을 공식화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정부도 이를 인정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강 청장은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오영훈 더불어민주당이 “경기순환시계 상 한국경제가 어디에 위치해 있냐”고 묻자 “하강 국면에 있다”고 답했다. 경기순환시계의 의미에 대해서는 “향후 경기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추정할 수 있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경기순환시계는 광공업생산지수, 서비스업생산지수, 소매판매액지수, 설비투자지수, 건설기성액, 수출액, 수입액, 취업자수, 기업경기실사지수, 소비자기대지수 등 10개 지표가 경기순환국면(상승→둔화→하강→회복) 상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보여주는 통계다. 실제로 8월 기준 상승 국면인 지표는 광공업생산지수와 수출액이 유일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둔화 국면에, 나머지 7개 지표는 모두 하강 국면이었다. 지난 3월엔 하강 국면에 위치한 지표가 3개(취업자수, 기업경기실사지수, 수출액)였다. 오 의원은 일부 지표 개선을 예를 들어 “경기가 호전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지만 강 청장은 “하강 국면으로 봐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통계청은 경기순환시계를 통해 경기 국면을 판단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6일 “경기순환시계는 참고용 통계”라며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는지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구성지표와 국내총생산(GDP)가 확정된 후 공식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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