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항공사 최초로 도입
LG CNSㆍ아마존과 업무협약
모든 데이터 3년에 걸쳐 이전
효율적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
자체 데이터센터 운영 대기업들
비용 저렴한 클라우드 전환 늘 듯
대한한공이 국내 대기업 및 전 세계 항공사 최초로 항공, 화물, 여객 등의 방대한 데이터를 아마존의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옮겨 관리한다.
대한항공은 국내 재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막대한 투자 없이도 급격한 미래 변화에 대응한 새로운 디지털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클라우드 시스템 도입 이유를 설명했다. 독자 시스템을 구축해 기업 데이터를 관리해온 다른 국내 대기업들도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한항공, 전사 시스템 클라우드 전환
대한항공은 6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LG CNS 및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업무 체결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김영섭 LG CNS 대표이사, 장정욱 AWS 코리아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조 사장은 “치열한 항공산업 경쟁 속에서 변화를 선도하고 고객 서비스 품질을 더 높이기 위해 클라우드로 전면 전환을 선택하게 됐다”며 “클라우드를 활용해 더욱 신속하고 효율적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대한항공은 서울 방화동 데이터 센터에서 운영되는 홈페이지, 화물, 운항, 전사적자원관리(ERP), 내부 회계 통제 시스템 등 모든 애플리케이션 및 데이터를 이달부터 3년에 걸쳐 AWS 클라우드로 이전한다. 10년간 운영 비용을 포함해 약 2,000억원 규모의 계약이다. 국내 정보통신(IT) 아웃소싱 1위 업체인 LG CNS는 클라우드 구축ㆍ운영을 맡게 된다. AWS는 전 세계 수백만 고객들에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플랫폼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진정보통신에서 첫 업무를 시작한 조 사장이 클라우드 시스템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며 “사장 취임 후 가장 중요한 핵심 사업으로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1974년 국내 최초로 IBM 메인프레임 기반 온라인 예약시스템을 구축한 이후 올해까지 대한항공의 메인프레임, 서버 및 스토리지 관리를 포함한 데이터센터 및 재해복구(DR) 센터운영에 대한 아웃소싱 서비스를 IBM에 맡겨왔다. 대한항공과 IBM의 계약은 올 12월까지다. 대한항공은 계약 만료를 계기로 40여년간 지속했던 독자 데이터센터 환경에서 탈피, 클라우드로 전환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클라우드 전환을 통해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빅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IoT), 데이터베이스 등의 기술을 항공산업에 접목해 전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세분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빅데이터 기술로 클라우드에 저장된 승객의 여정 정보 등을 분석해 최적화된 항공 상품을 제안하고, 운항ㆍ정비 등 각 부문에선 항로 최적화, 연료 절감, 사전 예측 정비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국내 대기업들도 클라우드 전면 전환 가능성
대한항공을 신호탄으로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대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대기업 대부분이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20여년 전에 구축한 낡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 내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존 데이터센터 증설 또는 신규 구축이 필요한데,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에 비해 비용 대비 효과가 크지 않다. 삼성전자, LG전자,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은 최근 전체 시스템 중 제한적인 범위에서 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클라우드를 이용해왔는데, 향후 대한항공처럼 전사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생겨날 것으로 점쳐진다. CJ그룹도 핵심계열사 11개의 시스템 중 70%를 2020년까지 클라우드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 중이고, 두산그룹도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시스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LG CNS 관계자는 “대기업 사이에 기업 핵심자산인 데이터들을 외부업체에 맡기는 걸 꺼리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대한항공이 보안에 대해 여러 차례 검증을 거쳐 도입하기로 한 만큼, 대한항공의 결정이 기업의 클라우드 시스템 도입 속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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