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염수정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 방북 시 동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염 추기경이 평양교구장 서리를 맡고 있는 만큼 교회법상 교황의 방북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교황 방북 시 천주교 관례를 깰 수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있게 돼 교황의 방북 성사 가능성은 더욱 열리게 됐다.
이 대표는 이날 천주교 서울대교구를 방문해 서울대교구장인 염 추기경을 예방했다. 그는 예방 이후 기자들과 만나 “평양교구장 서리를 맡고 있는 염 추기경이 교황의 방북에 대해 환영한다고 했다”며 "교황이 방북할 때 같이 가겠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교황이 최근 방북 의사를 내비쳤지만, 관례에 벗어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황이 어떤 나라를 방문하려면 사전에 해당국 정부와 교구의 초청이 이뤄져야 한다. 또 방문 지역의 교구장이 교황을 맞이해야만 한다.
하지만 북한에는 천주교 신부가 없어 교황청과의 연락 채널이 가동되기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교황청에서 인정한 평양교구장은 염 추기경으로, 염 추기경이 교황을 맞이하면 천주교의 관례에 어긋나지 않을 수 있다. 이날 염 추기경의 발언도 사실상 교황이 방북 할 경우 서울대교구가 교황청과의 협의 창구를 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 대표가 취임 이후 종교 지도자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방문을 시작으로 기독교와 불교, 원불교 등 4대 종단 지도자도 차례로 찾을 계획이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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