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전 거래일 대비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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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에 대한 원유제재를 개시했음에도 5일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2일 배럴당 63.14달러)보다 약 0.1%(0.05달러) 내린 63.09달러에 거래됐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2월물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72.83달러)보다 소폭 오른 73.14달러로 거래됐지만 우려만큼의 충격은 크지 않았다.
미국의 이란 제재에도 당장 국제유가가 비교적 무덤덤한 반응을 보인 것은 이미 제재가 오래 전부터 예고된 데다 미국이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인도, 이탈리아, 그리스, 일본, 대만, 터키 등 8개국에 대해 한시적 예외를 인정한 것이 시장의 충격을 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8개국에 대한 한시적 예외는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지속해서 감축하는 것을 조건으로 해 6개월(180일)간 한시적으로 원유를 계속 수입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겠다는 것이다. 실질적 감축 상황 등을 판단해 180일마다 갱신 절차를 밟아야 한다.
여기에 미국의 제재를 앞두고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이 원유 공급량을 늘려왔고, 미중간 무역전쟁 속에 중국의 경기가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원유수요가 약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유가를 누르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란에 대한 원유제재는 향후 유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올해 중반 하루 평균 250만배럴 정도였으나 미국의 제재가 재개되면 100만배럴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란 원유 수출이 연말까지 115만 배럴로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대신증권 김소현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최근 한 주 간 6.6%나 하락했지만, 미국의 이란 제재가 본격 적용된다면 원유공급 차질로 국제유가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과 러시아, OPEC이 원유 생산을 늘리고 있지만 여유 생산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다만 안전자산 선호환경과 경기둔화 우려로 상승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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