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18 사회조사

국민(13세 이상) 중 절반 이상이 결혼을 하지 않은 남녀의 동거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50%를 밑돌았다.
6일 통계청의 ‘2018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13세 이상 국민 중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전적으로 동의’, ‘약간 동의’ 응답)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56.4%로, 2016년보다 8.4%포인트 증가했다. 남녀 비혼 동거에 찬성하는 비율은 2010년 40.5%→2012년 45.9%→2014년 46.6%→2016년 48.0%로 꾸준히 늘었다. 특히 미혼 비중이 높은 젊은 연령층일수록 비혼 동거를 긍정적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9세 응답자의 74.4%가 비혼 동거에 찬성했다.
결혼을 필수로 여기는 의식은 약해졌다. ‘결혼은 해야 한다’(‘반드시 해야 한다’, ‘하는 것이 좋다’ 응답)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2016년보다 3.8%포인트 감소한 48.1%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최저치다.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응답은 1998년 73.5%에 달했지만 2014년(56.8%) 처음으로 50%대로 진입한 뒤 올해는 50%선마저 무너졌다.
혼외 출산에 대한 인식도 변하고 있다.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전적으로 동의’, 약간 동의’ 응답)는 사람의 비율은 30.3%로, 2016년 대비 6.1%포인트 증가했다.
저출산ㆍ고령화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전통적 가족관과 거리가 먼 비혼 동거, 혼외 출산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는 현상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구학자인 조영태 서울대 교수는 “과거에는 결혼이 출산의 전제 조건이었지만, 이러한 상관관계가 느슨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비혼 동거나 혼외 출산 등 제도권 밖의 가족 형성이 늘어나면 저출산 국면 전환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혼 생활에 대한 만족도엔 남녀간 격차가 있었다.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는 남자는 75.8%, 여자는 63.0%로, 남편이 부인보다 결혼 생활의 만족도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에 대한 사교육비 부담은 여전히 높았다. ‘자녀의 교육비가 소득에 비해 부담이 된다’고 응답한 가구주는 64.4%로, 2년 전 대비 0.9%포인트 감소했다. 그러나 교육비 부담 요인 중 ‘학원비 등 보충 교육비’가 부담된다는 응답은 65.2%로 3.1%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교육비 부담을 느끼는 30~39세 가구주의 92.1%가 보충 교육비의 부담이 가장 크다고 대답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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