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조심스레 ‘샤이 트럼프’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현지 전망이 나왔다. 민주당 우위가 유지되는 것으로 집계된 막판 여론조사 결과와는 다소 다른 분위기다. 미 중간선거는 한국시간을 기준으로 6일 저녁부터 시작된다.
미국 한인사회의 풀뿌리 정치 참여 단체인 뉴욕시민참여센터의 김동석 상임이사는 이날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 아침’과 전화 인터뷰에서 “대개 중간선거는 집권당이 아닌 야당이 유리해 민주당이 주도해 가야 하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트럼프의 지지층이 결집되고 있다”고 전했다. “높은 투표율 역시 전통적으로 민주당에 유리하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 민주당도 긴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공화당의 바람이 더 세고 열기가 높다”며 “투표율이 예년에 비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렇다면 전통적으로 미국에서는 민주당이 유리한데 이번 투표율은 그렇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구동성”이라고 전했다.
선거를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이 공화당을 여전히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CNN이 리서치업체 SSRS와 함께 성인 1,518명을 대상으로 지난 1∼3일 유·무선전화 여론조사(오차범위 ±3.1%)를 한 결과, “당신의 선거구에서 어느 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는가”라는 질문에 ‘투표할 의사가 있는 유권자’(likely voters)의 55%가 민주당을, 42%가 공화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김 이사는 “25년 정도 미국에서 선거에 집중해서 관심을 갖고 활동해왔는데, 중간선거 치고 이번만큼 미 국민들 관심이 높은 적이 없다”며 “트럼프를 지지하는 지역의 지지기반이 중간선거를 향해서 굉장히 결집되고 확산되는 속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샤이 트럼프, 즉 숨겨진 트럼프 세력들이 투표장에 몰려나올 것으로 예상돼 투표율이 높게 점쳐지는 것”이라는 얘기다.
김 이사는 그래서 이번 중간선거의 프레임을 ‘트럼프냐, 트럼프가 아니냐의 선거’라고 봤다. 그는 “도저히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됐다는 분위기에서 (집권) 2년이 왔고 이걸 평가하는 선거이기 때문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며 “여기에 초점을 맞춰서 그야말로 트럼프냐, 트럼프가 아니냐를 둘러싸고 국민들의 판단이 나는 선거”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중간선거를 하루 앞둔 미국의 분위기가 2016년 트럼프와 힐러리가 대결했던 대선 전날과 너무 똑같다”며 “주요 매체들의 지지율 조사를 보면 민주당이 크게 이겨야 하는 걸로 생각돼야 하는데 지금 분위기는 그렇지 않은 조짐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니 전문가들도 언론 매체에 나와 도무지 자신 있게 어떻다란 이야기를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의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 100석 중 35석, 하원 435석 전체, 주지사 50명 중 36명을 선출한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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