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 공원이 5일 수의(壽衣)를 입은 7만2,396개의 인형으로 뒤덮였다. 흰색 수의를 입고 누운 인형들은 1차 세계대전 당시 가장 잔혹한 학살극이 벌어진 ‘솜 전투’ 희생자를 기리는 예술 작품이다. 영국 예술가 롭 허드는 종전 100주년(11월 11일)을 기념해 이 작품을 제작했다.
1차세계대전 중인 1916년 7월 1일과 1918년 3월 20일 프랑스 솜 지역에서는 유래 없이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1차 솜 전투 첫날에만 연합군 1만9,240명이 숨졌고, 그 해 11월 18일까지 15만 명의 전사자를 포함 약 60만 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공원 광장에 줄지어 누운 인형마다 희생된 영연방 군인들을 추모하는 의미가 담겼다.
인형 7만2,396개의 숫자는 솜 전투에서 유해조차 찾지 못한 실종 전사자들의 수로, 롭 허드는 전쟁의 참상 속에 가려진 이들을 기리기 위해 2013년부터 5년간 작품을 제작했다.
김주성 기자 poe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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