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미국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워런 버핏이 3분기 9억2,800만달러(1조4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는 2012년 13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 후 처음이다.
자사주 매입은 회사 주가가 저평가됐을 때 경영권을 보호하고, 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자기자본으로 지분을 사 들이는 것을 말한다. 워런버핏은 그동안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금보다는 투자를 통해 주주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버크셔해서웨이의 보유 현금이 늘어나면서 주식을 매입해야 한다는 압박이 가중된 분위기다. 2016년도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회사 주식이 저평가되는 한 장기 주주들에게는 ‘바이 백’(자자수 매입)이 유리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A주를 31만2,806.74 달러(3억5000만원)에 B주는 주당 207.09 달러(23만원)에 매수했다. 자사주 매입 후 버크셔의 현금 보유액은 2분기 1,110억 달러에서 3분기 1,036억 달러로 줄었다.
버핏 CEO의 결정은 그를 추종하는 투자자들에게 일종의 경종을 울리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최근 9년 이상 미국 증시 상승이 이어지면서 버핏이 매력적인 대규모 투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걸 뜻한다는 것이다. 실제 2016년 버크셔해서웨이가 미국의 금속 부품업체 '프리시전 캐스트파트'를 320억 달러에 인수한 후 주요한 인수는 없었다. WSJ도 “이번 자사주 매입은 버핏 회장이 대규모 보유 현금에 대한 매력적인 투자 옵션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드문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한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애플, 웰스파고, 코카콜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미국 내 주요 ITㆍ금융ㆍ소비재 기업의 지분을 보유한 투자회사로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본사를 두고 있다.
전근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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