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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뉴욕회담 파트너로 김영철 공식화… 북-미 기싸움 고조

입력
2018.11.05 18:14
수정
2018.11.05 19:5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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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폼페이오 ‘선(先) 비핵화 검증 후(後) 제재 완화’ 재확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달 7일 북한을 방문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함께 회담장으로 들어오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달 7일 북한을 방문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함께 회담장으로 들어오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11ㆍ6 중간 선거 직후 열리는 뉴욕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북미간 장외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제제 완화에 올인하는 북한이 병진노선 부활 가능성까지 들먹이며 엄포를 놓은 데 대해 미국은 ‘선(先) 비핵화 검증, 후(後) 제재 완화’ 방침에서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비롯해 고위급회담 때마다 언론 매체를 통해 사전에 엄포를 놓는 북미 간 기싸움 패턴이 되풀이되는 모습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4일(현지시간)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이번 주 후반에 나의 카운터파트인 김영철과 만나며 뉴욕에 있을 것”이라며 “우리의 두 정상 간 회담이 비핵화를 위한 상당한 조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지점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포함해 일정 부분 진짜 진전을 이뤄 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간 예고했던 뉴욕 회담의 상대가 김영철 북한노동당 부위원장이라는 점을 공식화한 것이다. 고위급 회담의 시기를 ‘이번 주 후반’이라 밝힌 점에 비춰 김 부위원장이 8일 뉴욕을 방문해 9일 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높지만 8일 개최 가능성도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이후 다시 답보상태에 빠지다 중간선거 이후로 미뤄졌던 북미 협상이 재개되는 것이지만 회담 전망은 이전 때처럼 불투명하다. 북미가 자신의 요구 사항만 서로 압박하며 양보의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잇따라 고위급 회담을 예고하면서도 마치 북한에 들으라는 듯이 선 비핵화 검증을 수차례 강조해 왔다. 반면 북한은 2일 외무성 미국연구소장 명의로 “관계개선과 제재는 양립할 수 없는 상극”이라면서 “미국이 거듭되는 요구를 가려 듣지 못하고 오만하게 행동한다면 ‘경제 건설 총집중’ 노선에 다른 한 가지가 추가돼 ‘병진’이라는 말이 다시 태어날 수도 있다”는 엄포까지 놓았다. 개인 논평으로 수위를 낮추긴 했지만 대화 판 자체를 깰 수도 있다며 불만의 수위를 한껏 고조시킨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나 이에 전혀 아랑곳없었다. 그는 이날도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입증하기 전까지 제재 해제는 없다는 입장이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질문에 “완전한 비핵화뿐 아니라, 그것이 이뤄졌다는 것을 검증할 우리의 역량을 갖는 것 역시 경제 제재 해제를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착수한 것, 즉 ‘미국에 의해 검증된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그런 다음 북한 주민을 위한 더 밝은 미래’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증 이후에 ‘더 밝은 미래’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검증 주체도 미국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핵무기 개발과 경제건설의 병진노선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위협에 대해서도 “나는 레토릭(수사)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협상을 하면서 이러한 것을 보아 왔다”며 “우리는 매우 집중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와 협상하고 있는지, 그들의 입장이 뭔지 알고 있다”고 받아넘겼다. 북한이 이제 와서 대화 판 자체를 뒤집을 수 있겠느냐는 함의가 깔린 것이다. 제재 키를 쥐고 장기전 모드로 북한을 압박하면 급한 쪽은 북한이란 게 미국의 판단이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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