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이번 주 말 뉴욕에서 고위급 회담을 갖고 북핵 협상을 재개한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이후 약 한 달 만에 공식 협상 채널이 가동되는 것이다. 6일(현지 시간) 미국의 중간선거 직후 열리는 북미 뉴욕 회담이 교착 국면에 빠진 북핵 협상에 돌파구를 제공할지 주목된다.
미국 중간선거가 예측불허이긴 하지만 선거 변수가 북핵 협상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 대체로 하원은 민주당, 상원은 공화당의 승리가 점쳐지는 가운데 공화당이 상하 양원에서 참패하지 않는 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협상을 중간선거 이후로 미루면서 선거 이벤트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는 도리어 실질적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인다.
하지만 교착 상태의 장기화로 협상의 집중력이 크게 떨어져 정상궤도를 되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북한이 풍계리와 동창리 핵ㆍ미사일 실험장 사찰을 약속한 이후 비핵화 로드맵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 채, 북미는 대북 제재로 전선을 바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대북 제재 완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핵ㆍ경제) 병진노선을 다시 추구할 수 있다”는 협박성 메시지를 내놓으며 다시 벼랑끝 전술에 매달리고 미국은 “비핵화 검증 이전에 제재 완화는 어림없다”는 강경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으름장에 대해 “레토릭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누구와 협상하고 있는지, 그들의 입장이 뭔지 잘 알고 있다”고 유연하게 반응해 판 자체가 깨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대북 제재를 둘러싼 북미의 간극을 감안하면 뉴욕 회담에서 비핵화 로드맵의 획기적 진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북미가 이번에도 협상의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내년 초 2차 북미 정상회담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북미가 공히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역사적 성과를 2차 정상회담에서 실질적 비핵화로 연결시킬 생각이 있다면 이번 뉴욕 회담에서 각자 협상의 돌파구가 될 수 있는 분명한 카드부터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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