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최초로 평화 업무협약
인도적 지원ㆍ경제 협력 등
통일 염원 공동사업 추진하기로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는 우리나라 땅인데도 신분 확인을 거쳐야 통행이 가능한 곳이다. 5일 낮 통일대교 검문 수속을 마치고 다리를 지나 3분여를 더 가니 경의선(서울~신의주) 철도역인 도라산 역이 눈에 들어왔다. 북한과 직선거리로 불과 800m 떨어진 경의선 최북단 역이다. 북으로 향하는 첫 번째 역이자 통일시대에 대비한 국제 역이기도 하다. 역 앞에 있는 높이 156m의 도라산에서 역 이름을 따왔다.
이날 한반도 통일 염원을 상징인 도라선역에서는 접경지역 지방의회가 손을 맞잡았다.
경기도의회(의장 송한준)와 강원도의회(의장 한금석)는 도라산역에서 “남북 화해와 평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힘을 합치자”며 ‘평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지방의회 간 최초의 업무협약이다.

두 의회는 협약서에 “남북ㆍ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만들어진 남북 화해와 평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남북교류협력과 DMZ 공동개발에 나선다”고 합의했다. 두 의회는 이날 남북 평화 정착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이곳에서 협약을 맺었다.
이번 업무협약은 정대운(광명2)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장이 접경지역 의회가 힘을 합치면 한반도 훈풍이 평화로 정착될 것이라고 제안해 이뤄졌다.
두 의회는 이날 △인도적 지원ㆍ경제협력ㆍ지역SOC개발 등 남북교류협력사업 △DMZ 생태보존과 국제적 지역관광 거점화를 위한 공동사업 △경원선 연결 및 현대화 등 남북철도 복원 관련 협치 방안 모색 △접경지역 발전 및 규제개선을 위한 업무협력 △남북교류협력 사업기반 구축을 위한 공동회의 정례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두 의회가 체결한 평화 업무 협약은 이날부터 효력을 갖게 된다.
경기도의회는 이번 협약 사항이 경기도의 대북 사업과 함께 추진될 경우 이른 시일 내에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달 내년 중 남북교류협력을 위해 인도적 지원 등 7개 분야에서 31개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108억6,3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협약식에 앞서 도라선역과 민통선 내 유일한 반환 미군공여지인 파주 캠프그리브스 등을 둘러보며 한반도 평화 통일을 함께 기원했다.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은 “오늘 평화 업무협약은 남북 간 평화를 앞당기고 지역 간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선언적 의미를 넘어 눈에 띄는 성과로 이어질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한금석 강원도의회 의장은 “남북관계가 번영으로 가는 과정에서 뜻 깊은 협약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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