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평가전 명단 발표...손흥민, 기성용, 이승우 빠지고 이청용 발탁

파울로 벤투(49) 축구대표팀 감독이 수비수 장현수(27ㆍFC도쿄)에게 내려진 국가대표 영구 박탈이라는 중징계를 존중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벤투 감독은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호주(11월 17일), 우즈베키스탄(11월 20일)과 원정 평가전에 나설 26명의 대표 명단을 발표했다.
장현수가 병역특례 봉사활동 서류 조작으로 대한축구협회 공정위원회(옛 상벌위원회)로부터 국가대표 자격 영구 박탈과 벌금 3,000만 원의 중징계를 받은 뒤 처음 열린 벤투 감독의 기자회견이었다.
장현수는 A매치 58경기에 출전한 국가대표 수비의 핵심이었고 벤투 감독은 지난 달 우루과이와 평가전 뒤 “장현수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축구를 구사하는 선수”라고 이례적으로 칭찬하기도 했다. 포르투갈 출신인 벤투 감독이 장현수의 징계를 두고 한국에서 병역 문제가 매우 민감하다는 걸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 거란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벤투 감독의 입장은 간단하고 단호했다.
그는 “공정위의 징계를 받아들인다. 그 결정을 따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장현수의 제외는 전력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뒤 “지난 두 번의 소집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장현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장현수의 남은 선수 경력에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현수에게 사실상 ‘굿바이’ 인사를 한 셈이다.
벤투 감독은 부임 후 처음 치러질 원정 평가전을 앞두고 멤버에 적지 않은 변화를 줬다.
아시안게임 차출에 따른 소속 팀과 합의로 일찌감치 차출 불가가 확정된 손흥민(26ㆍ토트넘)을 비롯해 기성용(29ㆍ뉴캐슬), 이승우(20ㆍ베로나), 이재성(26ㆍ홀슈타인 킬) 등을 부르지 않았다. 대신 권경원(26ㆍ톈진 취안젠), 이유현(21ㆍ전남), 김정민(19ㆍ리퍼링), 구자철(29ㆍ아우크스부르크), 이청용(30ㆍ보훔), 나상호(22ㆍ광주)를 새로 소집했다. 수비수 이유현과 미드필더 김정민, 공격수 나상호는 생애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기성용과 이재성의 제외는 배려 차원이다. 소속 팀에서 힘겹게 주전 경쟁 중인 기성용은 선수 본인의 요청에 따라 이번에 빠졌고, 이재성은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 안 돼 소속팀 적응 차원에서 부르지 않았다는 게 벤투 감독의 설명이다. 반면 이승우에 대해서 벤투 감독은 “소속팀 활약이 미미기도 하지만 그와 같은 포지션에 경쟁이 치열하다. 그 자리에 능력 좋고 활용도가 다양한 다른 선수들이 많다”고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승우에게 좀 더 분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보낸 것이다. 이승우와 포지션 경쟁자이기도 한 이청용은 최근 소속 팀에서 도움 해트트릭을 포함해 두 경기 연속 도움을 올리는 등 맹활약을 펼쳐 지난 5월 이후 6개월 만에 대표팀에 합류했다.
대표팀은 12일 인천공항에서 소집돼 두 차례 평가전이 열릴 호주 브리즈번으로 이동한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축구대표팀 11월 호주 원정 소집 명단(26명)
△골키퍼=김승규(28ㆍ빗셀 고베) 김진현(31ㆍ세레소 오사카) 조현우(27ㆍ대구)
△수비수=권경원(26ㆍ톈진) 홍철(28ㆍ수원) 박주호(31ㆍ울산) 김영권(28ㆍ광저우) 김문환(23ㆍ부산) 정승현(24ㆍ가시마) 김민재(22)ㆍ이용(30ㆍ이상 전북) 박지수(24ㆍ경남) 이유현(21ㆍ전남)
△미드필더=황희찬(22ㆍ함부르크) 김승대(27ㆍ포항) 남태희(27ㆍ알두하일) 이청용(30ㆍ보훔) 이진현(21ㆍ포항) 나상호(22ㆍ광주) 문선민(26ㆍ인천) 황인범(22ㆍ대전) 김정민(19ㆍ리퍼링) 정우영(29ㆍ알사드) 구자철(29ㆍ아우크스부르크)
△공격수=석현준(27ㆍ스타드드랭스) 황의조(26ㆍ감바 오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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