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두 달 만에 310억원 매진
7600여개 점포 가맹점 참여
자금 유출 막아 지역경제 선순환
전북 군산시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 매출 증대를 위해 도입한 지역화폐 군산사랑상품권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사업 추진 2개월 만에 발행금액 310억원어치 전액 매진됐고 점포 7,600여개가 가맹점으로 참여했다. 성공요인을 배우기 위해 벤치마킹하려는 전국 지자체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5일 군산시에 따르면 지난 9월 3일부터 발행한 군산사랑상품권이 1차 200억원, 2차 110억원어치가 2개월 만에 소진됐다. 이중 92%(285억원)가 시민이 자발적으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짧은 기간에 지역화폐가 성공한 것은 행정기관의 사업추진 의지와 유통체계 구축, 위기를 극복하려는 시민의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군산사랑상품권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자영업자를 돕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지역화폐다. 상품권은 5,000원권과 1만원권을 발행해 유통했다.
시는 판매율을 높이기보다 지속적으로 유통이 가능한 소비 기반조성에 주력했다. 구매가 편리하도록 농협, 전북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4개 은행 72개 점포에 판매 대행점을 개설했다. 가맹점은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음식점, 슈퍼, 학원, 주유소, 미용실 등 실생활과 밀접한 7,600여개 점포를 확보했다. 타 지자체에서 지역화폐를 10년 이상 운영하고도 가맹점이 3,000~4,000개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기록적인 성과다.
효율적인 유통을 위해 다음날 환전 처리하고 당일 처리를 요구하는 가맹점에 대해서도 일부 금융기관(새마을금고)에서 환전이 가능하도록 했다. 가맹점 이용을 늘리기 위해 상품권 사용 시 이용금액의 일부를 인센티브로 지급하고 있다. 근대역사박물관 입장객은 입장료의 상당금액을 상품권으로 다시 돌려줘 관광객의 지역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군산사랑상품권은 인터넷 구매와 대규모 점포 이용을 통해 자금이 외부로 유출되던 지역의 소비 패턴을 크게 바꾸고 있다. 시는 상품권의 이용자 편의를 위해 지난달 한국조폐공사와 모바일 전자화폐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밖에 상품권으로 물건 구매시 5~10% 할인해주는 군산사랑상품권Day를 시행하는 등 지역화폐 활성화 시책을 꾸준히 개발 중이다.
시는 이달부터 3차분 400억원을 발행하고 내년에는 2,000억원을 유통시킬 계획이다. 성공적으로 운영되면 관내 1만여개 가맹점에서 1개 업소 당 연간 2,000~3,000만원의 매출액 상승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소상공인 가맹점 종사자 3만5,000여명의 고용유지 효과와 4,000억원으로 추산되는 관내 대형쇼핑몰 수입의 일부가 관내로 유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임준 군산시장은 “군산사랑상품권은 지역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경영 안정과 지역자금 유출 방지에도 크게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역 내 소비 창출을 통해 시민의 소득과 생산, 일자리 증대는 물론 다시 소비가 증가하는 지역자금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군산=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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