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보우소나루 대선 당선 이후 송환 위기
브라질 거주 의사 확인… 법적대응도 나설 듯
지난달 말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를 통해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본국 송환 위기에 빠진 것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극좌 테러리스트 체사레 바티스티(63)가 브라질 거주 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4일(현지시간) 브라질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티스티는 “브라질의 민주적 법과 제도를 믿는다. 지금 거주 중인 상파울루를 떠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브라질 당국에서 합법적인 거주 자격을 인정받은 사실을 강조한 그는 이탈리아 송환 거부를 위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대선 승리 땐 바티스티를 즉각 추방할 것이며, 이는 테러 행위에 반대하는 브라질의 의지를 전 세계에 보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도 대선 종료 후 트위터에서 “바티스티 송환을 보우소나루 당선인에게 요청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연방하원의원 역시 살비니 부총리에게 “지지에 감사한다. 곧 선물이 갈 것”이라면서 바티스티 송환 약속의 시행을 사실상 확인했다.
극좌 무장조직 일원이었던 바티스티는 극좌와 극우 무장세력의 정치 테러가 빈발했던 1970년대 이탈리아에서 살인 사건 4건을 저지른 혐의로 투옥됐다가 1981년 탈옥, 프랑스 등을 거쳐 2004년부터 브라질로 도주했다. 1990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궐석 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은 그는 “극좌 무장단체 소속은 사실이나, 살인은 하지 않았다”면서 혐의를 강력히 부인해 왔다. 브라질 도피 3년 만인 2007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검거된 바티스티에 대해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2009년 본국 송환을 결정했다. 그러나 좌파 성향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이탈리아의 송환 요청을 거부한 데 이어, 2010년 말 임기 종료 하루 전에 바티스티의 정치적 망명도 허용하자 그의 신병 처리 문제는 양국 간 외교 갈등으로 번졌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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