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와 배우의 만남은 여러 방면으로 이뤄질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컬래버레이션 중 하나는 뮤직비디오다. 최근 대세 배우가 출연한 대세 가수의 뮤직비디오가 여러 편 공개됐다. 음악 듣는 맛을 배가시키는 뮤직비디오 보는 맛이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과연 이들의 특급 만남이 어떻게 성사됐을까.
정은채는 지난 달 25일 공개된 이문세의 정규 16집 수록곡 '멀리 걸어가'의 뮤직비디오에서 절절한 연기를 펼쳤다. 정은채가 오래된 극장에서 과거를 추억하는 모습은 '멀리 걸어가'가 지닌 후회와 그리움의 정서를 배가시킨다. 이문세 또한 정은채의 연기에 대해 "노래가 갖고 있는 힘 이상으로 감정을 배가시켰다"고 극찬한 바 있다.
이렇듯 시청각적인 감정의 조화가 가능했던 건 두 사람의 교감에 있다. 정은채는 노래에 몰입해 촬영 이후에도 눈물을 멈추지 못했을 정도였고 "이문세 선배님의 오랜 팬이다. 아련하고 짙은 감성 덕분에 촬영을 수월하게 마쳤다"며 화답했다. 이문세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처연한 발라드는 뮤직비디오로 완성도를 더했다.
같은 날 발매된 장기하와 얼굴들의 정규 5집 선공개곡 '초심' 뮤직비디오에도 화려한 라인업이 등장했다. 윤종빈 감독이 연출하고 김성균, 이선빈, 박성웅이 출연한 것. 장기하와 얼굴들은 마지막 앨범을 위해 처음으로 블록버스터급 뮤직비디오를 촬영했고, 이에 촌스러운 듯 자꾸 시선을 끄는 코믹 느와르 감성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실 장기하와 얼굴들과 윤종빈 감독의 인연은 '범죄와의 전쟁'으로 시작됐다. 당시 장기하와 얼굴들이 영화의 OST 작업을 맡았고, 7년 만에 또 다른 방식의 협업이 진행됐다. 윤종빈 감독이 김성균, 이선빈, 박성웅을 섭외했고, 밴드의 프론트맨 장기하가 이들과 연기 호흡을 맞추며 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도 선사할 수 있었다.
오는 6일에는 유연석과 케이윌의 만남이 베일을 벗는다. 유연석은 케이윌의 신곡 '그땐, 그댄' 뮤직비디오에서 과거의 연인을 우연히 만나 추억을 회상하는 남자로 분할 예정이다. 케이윌이 과거 유연석 주연의 드라마 '맨도롱 또똣' OST에 참여한 적 있는 만큼 두 사람의 간접적인 케미스트리는 이미 입증됐다. 이에 기대감이 고조된다.
'맨도롱 또똣' 말고도 케이윌과 유연석의 공통점은 더 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킹콩by스타쉽)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기 때문. 유연석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과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사이 바쁜 때에 한솥밥 식구를 위해 시간을 냈고, 케이윌은 이런 지원사격 덕분에 정규 4집 파트2 '상상'을 더욱 특별하게 완성시켰다.
뮤직비디오와 비슷한 듯 다르게, 최강희가 이승환의 연말 콘서트 투어 '최고의 하루' 무대 영상에 깜짝 출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승환의 팬이자 절친 최강희의 깜짝 선물 덕분에 '최고의 하루' 관객들은 볼 재미를 추가했다.
의리 있는 배우들과 믿고 듣는 가수들은 노래를 더 빛내는 연기, 연기를 더 빛내는 노래를 선보였고, 대중의 더욱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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